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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치는 바다가 무대에, 판소리 공연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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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국악이 미술을 만나니 판이 걸어졌다. 한국의 집(관장 한운기) 레퍼토리 공연 ‘KOREA 심청: 한국의 소리를 듣다’가 홀로그램으로 무대를 꾸미고 이야기를 덧입히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호평을 얻고 있다. ‘오고무(五鼓舞)’ ‘선녀춤’ ‘부채춤’ ‘풍물놀이’ 등을 죽 늘어놓던 관행을 깨고 무대미술의 변화로 볼거리를 선사한 점이 관람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밋밋하던 연희 순서는 판소리 ‘심청가’의 극적 구성을 끌어들인 코레토리(Korea+Story)로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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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심청가’를 뼈대로 홀로그램 등 미술을 접목한 ‘심청’의 ‘오고무’ 장면. [사진 한국의 집]

지난 2일 오후, 서울 퇴계로 한국의 집 민속극장은 140석 자리가 외국인들로 꽉 찼다. 판소리 심청가를 설명하는 자막이 뜨면서 폭풍우 휘몰아치는 바다가 무대 위에 펼쳐졌다. 시각장애인 아비 심 봉사를 위해 용왕에게 바쳐지는 제물로 팔려간 심청이 사랑을 얻고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한다는 줄거리를 가무악(歌舞樂)에 실어 보내며 환상적인 공간 체험까지 선사하니 객석에서는 ‘브라보’ 탄성이 터지며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무녀(舞女) 2명이 시나위와 함께 펼치는 즉석 ‘산수화 드로잉’은 한국 진경산수의 멋을 보여주며 공연의 품격을 높였다.

한국의 집 ‘KOREA 심청’
홀로그램으로 볼거리 더해 호평

작품을 기획한 김광희 한국문화재재단 공연기획팀장은 “연말에 멕시코 순회공연, 내년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 참여 등 국제무대에 설 수 있는 ‘판 드라마’로 키워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매일 오후 6시30분~7시30분, 8시30분~9시30분.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30분 1부 공연은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무대가 덧붙는다. 관람료 5만 원. 02-2266~9101.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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