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선명 야당 행보…백남기 농민 찾아 "청문회 약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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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4차 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오상민 기자

국민의당 지도부는 지난해 11월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아 중태에 빠진 백남기씨를 2일 병문안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병문안 후 “청문회를 열어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소속 의원 11명이 백씨가 입원한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김성식 정책위의장과 정동영ㆍ주승용ㆍ황주홍ㆍ권은희 의원 등이다. 백씨가 입원한 서울대병원 1층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정열 백남기 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은 “국민의당에서 많이 오시네요”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비공개로 진행된 병문한 후 가진 백남기 대책위원회와의 면담에서 청문회 개최 등을 약속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금 국회에서 3당 수석회담이나 대표회담에서 거론하지만 솔직히 잘 안되고 있다”면서도 “간절한 가족분들과 주위분들의 소망을 잘 설명해서, 청문회를 열어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소야대 국회라고 하지만, 국회는 또 국회법이 있어서 항상 교섭단체 대표 간에 합의가 돼야 한다”며 “우리가 최선을 다 하고 국민들에게 알리고 여론을 등에 엎고 관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현찬 백남기 대책위 대표는 “추가경정예산 등 빅딜을 하더라도 이 부분(백남기 청문회)를 먼저 국회서 다뤄야지 않겠냐는 생각”이라며 “국민의당 의원들 한 10여분 오셨는데 국회서 야3당이 합의했지만, 국민의당이 이일을 내 일 같이 끌고갔으면 하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백남기 청문회는 야권의 대표적 공조 현안이다. 백씨는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상태이다. 백씨의 가족 등은 ▶사건 관련자에 대한 청문회 개최 ▶정부의 빠른 수사촉구 ▶재발방지 입법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5월31일 더민주ㆍ국민의당ㆍ정의당 등 야3당 원내수석은 백남기씨 사건과 관련해 공권력 남용 문제를 다루기 위한 청문회를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열기로 합의한 상태다. 야3당 원내대표도 3일 오전 회동을 갖고 백남기 사건 청문회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병문안은 고고도방어미사일(THAADㆍ사드) 체계가 배치되는 경북 성주군에 의원 16명이 찾아간 지 하루 만이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백남기 농민을 찾기 하루 전에 이뤄졌다. 경북 성주에서는 “더민주도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후보 나온 4분들이 또 99.99%의 국회의원들이 사드를 성주에, 우리 대한민국에 배치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가 끝나면 사드 배치 철회를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여러분 더민주가 당론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꼭 함께 노력하자”며 더민주를 압박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국민의당이 각종 야권 현안 이슈마다 야성(野性)을 선명하게 보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거대 야당인 더민주가 표만 생각하고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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