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모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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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4백년전 강릉 땅에 하늘이 심은 빛이셔라
고운 아미 숙이시면 치마폭 넘치던 강물
그 슬기 붓끝에 모아 동방의 으뜸 신부여.
당신의 그림은 오늘도 싱그럽고
당신의 시와 글 만년을 우는 거문고라
조선의 하늘에 떠서 높이 밝은 달입니다.
총명 못지 않은 보배로운 마음씨는
대관령 고개에서 사모의 노래 한 절
그 옥빛 온 가슴마다 여울지는 강입니다.
지아비 섬기기를 하늘로 삼으셨고
군자를 낳아 길러 동량으로 세웠으니
만고에 티 하나 없는 닦고 닦은 귀일이여.
오죽헌 뜨락에 서면 다시 뵈옵는 당신 모습
타래머리 버선발로 잔잔하신 보살의 미소
구원을 살아 계시는 아! 신사임당 어머니.

<약력>
▲1927년 경북 청도출생▲1927년시조집 『탑』을 간행, 문단에 오름▲현한국시조시인협회이사·한국여류문학인회 이사·영남문학회 이사·펜클럽회원▲시조집 『탑』 (72년), 『한생 피는 뜻은』 (78년), 『생활의 서』 (84년) 등 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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