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손예진 역사왜곡 시선에 대처하는 자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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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만한 역사를 소재로 다뤘기 때문일까. 작품의 뚜껑이 열리기도 전에 일각에서는 역사를 왜곡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배우가 할 수 있는 말은 "호평이든 혹평이든 영화를 보고 말해달라"는 것이다.

영화 '덕혜옹주'(허진호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손예진은 2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상업 영화이기 때문에 물론 흥행도 중요하지만 흥행을 위해 꼭 봐 줬으면 하는 영화가 있는 반면, 흥행과 상관없이 언제가 됐든 누구든 보면 좋을 것 같은 작품이 있다. '덕혜옹주'는 후자다"고 말했다.

손예진은 "우리가 이 영화를 기획하고 만들어 가면서 '혹시 역사적으로 왜곡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덕혜옹주라는 인물은 실제로 어떤 사람이었던 걸까'라는 질문을 계속 던졌다. 혹시 의도와 다르게 전해질까 걱정했고 가장 우려했던 지점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큐멘터리를 많이 참고했지만 다큐멘터리가 100% 실제 역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 때의 삶을 두 눈으로 볼 수 없다면 '무엇이 맞다'고 단언할 수 없지 않냐"며 "특히 덕혜옹주 같은 경우는 단편적인 일화들이 존재할 뿐 기록이 많지 않다. 그래서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일찌감치 '덕혜옹주' 출연을 확정짓고 덕혜옹주가 되기 위해 만반의 준비 과정을 거친 손예진은 툭 찌르면 술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덕혜옹주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박해일 역시 "내가 합류했을 때 손예진은 이미 덕혜옹주화 돼 있었다. 온 마음이 덕혜옹주로 가득차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전한 바 있다.

"영친왕도 허례허식이 있고 일본에서 귀족 대접을 받으며 살았다는 기록이 있지 않냐. 어떻게 보면 덕혜옹주도 잘 살지 않았나, 잘 살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할 수 있다"고 운을 뗀 손예진은 "하지만 덕혜옹주는 모든 것을 잃었고, 왜 그토록 고국으로 돌아오고자 했으며 왜 그렇게 미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따져보면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고 진심을 표했다.

또 "단편적으로 누가 옳다 그르다를 생각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덕혜옹주'는 인물들에 대해 굳이 미화 시키려 하지도 않았다. 덕혜옹주의 업적이 특별하지 않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분명 특별했다. 그 부분을 조금 더 극대화 시키고 싶었고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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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손예진은 "난 영화라는 것이 어느 면에서는 치유의 작용도 한다고 본다. 누군가는 영화로 인해 인생이 바꼈다는 이야기도 하지만,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떤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에 가면 관객들이 감동이든 웃음이든 꼭 한 가지는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예진은 "그런 의미에서 '덕혜옹주'는 묵직한 울림이 있다. 깔깔거리며 웃을 수는 없어도 숙연해 지는 지점이 있다"며 "'덕혜옹주' 뿐만 아니라 많은 영화들이 아픈 역사와 시대를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다. 아픔은 때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 영화는 우리 역사 속 드라마틱하고 영화적인 한 여자의 인생을 다룬 작품이다. 이는 곧 우리의 인생이 될 수도 있다. 이 여인의 인생을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덕혜옹주'는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8월 3일 개봉한다.

온라인 중앙일보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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