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방 니수에 24개사 기름 튀는 쟁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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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표식용유로 알려진 ㈜신동방을 인수하기 위해 국내 주요 식품업체가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신동방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국내 식품업계의 판도가 다시 짜여질 것이란 예상에서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채권단이 매각대상으로 내놓은 신동방의 주식 3백57만주(지분 56.05%)를 인수하기 위해 무려 24개 업체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이들 중 대부분이 22일로 예정된 정식 입찰 때 개별 기업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용유와 전분당을 주로 생산하는 신동방은 외환위기 직전까지 국내 식용유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했으나 1996~97년 신문사 등 다수의 기업을 인수하고 금융업 진출을 시도하다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아 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번 인수전에는 롯데삼강.CJ.삼양사.대상.오뚜기.동원F&B.샘표식품 등 국내 굴지의 식품업체들이 모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대두(大豆)를 가공해 직접 기름을 짜는 식용유 생산공장을 보유한 곳은 신동방과 CJ뿐이다. 원유를 직수입하는 나머지 업체에 비해 식품의 안전성을 까다롭게 따지는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아 신동방은 그만큼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신동방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후발 주자인 CJ에 시장의 절반 이상을 내줬지만 여전히 국내 식용유 시장의 38%를 차지하고 있다. 신동방을 인수할 기업으로는 공정거래법상 독점 규제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CJ보다는 대상.오뚜기.롯데삼강.풀무원 등의 신규 진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방의 전분당 사업의 매각은 자체 공장이 없는 롯데의 신규 진출 여부가 관심이다. 음료와 아이스크림에 단맛을 내는 필수 성분인 전분당은 대상.두산CPK.삼양제넥스와 더불어 신동방이 국내시장을 4분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신동방의 인수 대금은 주식 대금과 기존 부채(2천3백81억원)에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칠 경우 약 3천억원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2일 입찰 마감 이후 7~8개 업체를 가려낸 뒤 다음달 중순 2차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9월 말께 본계약을 할 예정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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