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칼날 제구 이승호, 류현진 빼닮았네

중앙일보

입력 2016.07.20 00:58

업데이트 2016.07.20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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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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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左), 류현진(右)

부드러운 폼으로 던지는 공이 제법 묵직했다. 1m88㎝의 큰 키에서 뿜어내는 파워커브의 낙폭도 상당히 컸다. 경남고 3학년 왼손 투수 이승호(17)는 동산고 재학 시절의 류현진(29·LA 다저스)과 닮은꼴이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다.

부드러운 폼과 체격 조건 판박이
율곡고 상대 7이닝 무실점 호투
경남고, 2-0 승리 1회전 통과
야탑고와 23일 16강 놓고 대결

이승호는 19일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 율곡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5피안타·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경남고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폭염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더운 날씨 속에서 이승호는 힘 대신 정확성으로 승부했다. 직구 구속이 140㎞를 넘지 못했지만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율곡고 타선을 압도했다. 경남고 전광열 감독은 “이승호의 경기운영 능력이 좋아졌다. 타선이 안타를 2개밖에 때리지 못했지만 이승호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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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1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개막했다. 영선고-세광고전 4회 말 무사 1·2루에서 영선고 윤영빈이 2루 도루를 시도하다 협살에 걸려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세광고 1루수(왼쪽)는 국대건. 세광고가 10-1로 이겨 2회전에 진출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이승호는 올해 고교야구 7경기에서 6승 무패,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 중이다. 35와3분의2이닝을 던지며 삼진 49개를 빼앗는 동안 볼넷은 15개밖에 내주지 않는 칼날 제구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3월 전국명문고 야구열전에선 직구 최고 시속 145㎞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경북고와 결승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이승호는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고교 최고 수준의 투수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승호의 투수 경력은 이제 2년이 조금 넘는다. 지난 2014년 경남고 입학 후 본격적으로 투수를 시작했지만 2학년 때까지 총 16과3분의2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다. 이승호의 아버지 이재기씨는 “지난해 아들의 키가 갑자기 크면서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다.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혼자 밤 늦게까지 훈련할 정도로 성실하다”고 전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이승호를 신인 1차지명 후보로 검토했지만 고심 끝에 올해 고교에서 가장 빠른 공(시속 153㎞)을 던진 윤성빈(17·부산고)을 택했다. 이승호는 다음달 2차 드래프트 상위 라운드에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

양후승 NC 다이노스 스카우트는 “이승호의 체격(1m88㎝·90㎏)과 투구폼이 2005년 류현진(당시 1m87㎝·90㎏)과 흡사하다. 류현진도 고교 시절에는 시속 145㎞ 정도를 던졌지만 프로에 가서 스피드가 늘었다. 체계적인 훈련을 하면 훌륭한 투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승호는 “(류현진 선배와) 투구폼이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프로에 가면 누구나 알아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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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창단한 경남고는 지금까지 전국대회 우승 29회, 준우승 28회를 기록한 야구 명문이다. 대통령배 결승에도 세 차례(1986·92·98년) 올랐지만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올해는 이승호를 비롯해 손주영(18)·최민준(17) 등 좋은 투수가 많아 첫 우승을 노린다. 경남고는 오는 23일 열리는 2회전에서 야탑고와 16강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글=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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