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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맥주 대신 컵와인, 한강서 분위기 있게 한잔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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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서 마시기 편한 나들이용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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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페트병·종이팩 등 패키지 다양
무거운 와인병, 와인잔 필요 없어
용량도 적당해 혼자 마시기도 딱

지난 9일 토요일 오후 7시, 뚝섬한강공원 M 편의점 주류 코너는 술을 사기 위해 기다리는 손님들로 붐볐다. 그중 20대 여성 두 명이 “맥주 말고 와인 마실까?” “비싸긴 한데 분위기 내보자”라며 플라스틱 컵에 담긴 와인 제품 ‘샤토 카펜듀’(Ch.Capendue)를 골랐다. 매장 직원은 “1개당 5500원으로 값이 싼 편은 아니지만 한 잔을 마셔도 분위기 있게 마시고 싶어하는 젊은 여성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야외 활동 인구가 늘어나면서 휴대하기 좋은 적은 용량의 술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플라스틱 페트병이나 종이팩, 알루미늄캔, 파우치 등 패키지 소재도 여러 가지다. 깨질 위험이 없어 보관이 편리하고, 디자인도 감각적이라 젊은 층이 많이 찾는다. 오프너나 와인잔 등 번거로운 액세서리가 필요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씨에스알와인 박지광 대표는 “1~2년 전부터 SNS에 올리기 좋은 예쁘고 저렴한 술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값이 비싼 고급 술도 이런 용기에 담겨 나온다”며 “캠핑·등산 등을 즐기는 아웃도어족을 위한 주류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담동 고메이494에서 파는 와인 ‘베티’(Beattie)는 투명한 와인잔 모양의 용기에 담겨 있다. 이런 와인을 컵 와인이라고 부른다. 잔 입구는 얇은 비닐로 밀봉돼 있는데 이 비닐 포장을 벗겨내고 마시면 된다. 호주의 여성 사업가 조지아 베티가 2012년 처음 선보인 이후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곳의 주류 코너 직원은 “와인잔을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스페인 와인 ‘비노솔로’(Vino Solo)는 용기가 페트병으로 돼 있으며 용기 상단에 플라스틱 와인잔이 붙어 있다.

한강 일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프랑스 ‘쁘띠 보야쥐’(Petit Voyage) 와인은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다. 빛과 열에 강한 3중 구조 재활용 페트병으로 만들었다. 미국의 ‘스택 와인’(Stack Wine)은 손잡이가 없는 항아리 모양 플라스틱 컵에 담겨 있는 와인이다. 입구를 캔으로 한 번 밀봉하고, 흰색 플라스틱 뚜껑을 한 번 더 씌웠다. 4개짜리 한 세트의 가격은 2만원대. 피크닉 가방 속에서 굴러도 깨지거나 샐 염려가 없다. 스택 와인을 수입하는 아영FBC 이철형 대표는 “이런 술은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족에게도 인기”라며 “가볍게 한 잔 마시기 좋은 1인용 제품군을 점차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977년 설립된 국내 최장수 와인 브랜드 마주앙에선 비닐 파우치에 빨간색 돌림 마개를 장착한 파우치 형태의 와인 ‘레드 파우치’를 내놨다. 마시고 나서 다시 뚜껑을 닫아 보관할 수 있고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사이즈라 등산족들에게도 인기다. 와인 초보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레드·화이트·스파클링으로 분류한 ‘러버스 와인’(Lover’s Wine)은 알루미늄 캔에 담겨 있다. 콜라 마시듯 마시는 와인이다. 미국의 ‘블랙 박스’는 종이팩 와인이다. 특수 종이로 만든 박스는 재활용도 가능하다. 개봉 후 최대 4주까지 보관할 수 있다. 레드 파우치, 러버스 와인, 블랙 박스 모두 대형마트에서 판매한다.

투명한 실린더 모양의 유리병에 담긴 100mL짜리 ‘튜브 와인’(Tube Wine)도 있다. 세계적인 광고 회사 ‘사치 앤 사치 월드와이드’의 밥 이셔우드가 국내 광고 회사와 합작해 디자인한 와인으로 프랑스와 독일의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이 담겨 있다. 유리병 내 산소를 제거하는 특수 밀봉 기술을 써서 처음 담았을 때의 맛과 향이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볍고 휴대하기 편한 디자인이다.

최근 신세계L&B는 알코올 도수 20도가 넘는 포트 와인, 40도가 넘는 알마냑(프랑스 알마냑 지방에서 포도로 만드는 증류주)을 다양하게 출시했다. 200mL짜리 소용량으로 마트에서 인기다. 이 회사 관계자는 “높은 도수의 술을 즐기는 애주가들이 소용량으로 출시된 이런 술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야외에서 휴대하기 좋은 술 제품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액세서리를 활용하면 된다. 아크릴로 만들어 깨지지 않는 플라스틱 와인잔, 술병을 꽂으면 금세 차가워지는 쿨링백, 마시다 남은 술이 흐르지 않도록 보관하는 마개(스토퍼) 등이 있다. 술의 산성 성분을 중화시켜주는 와인 전용 스프레이도 유용하다. 술이 묻은 자리에 칙칙 뿌려두면 다음 날 얼룩이 지지 않는다.

이영지 기자 lee.young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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