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10년 함께한 단원들 말 믿은 것…검찰서 진실 밝히면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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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정명훈(63)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14일 검찰에 출석했다. 그는 박현정(54) 전 서울시향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에서 피고소인이자 고소인이다.

박현정 전 대표 맞고소 사건 조사
오늘은 ‘항공료 의혹’ 경찰 출석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근수)는 정 전 감독이 2014년 말 언론 인터뷰와 시향 단원들에게 보내는 편지 등에서 박 전 대표의 인사 전횡과 성추행 의혹 등이 사실인 것처럼 언급한 배경에 대해 조사했다. 박 전 대표는 올해 3월 정 전 감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정 전 감독도 박 전 대표를 무고죄로 맞고소했다.

정 전 감독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당시 직원들 중 여러 명이 굉장히 고통을 받고 있었고, (직원들이 박 전 대표를) ‘못 견디겠다’며 도와달라는 요청을 제가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10년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믿은 건데 지금은 (경찰이) 전부 거짓말이라 한다”며 “이건 법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여기(검찰청)에서 이 상황에 대해 진실만 밝히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백모(40)씨 등 시향 사무국 직원들이 박 전 대표를 음해하기 위해 허위 사실을 퍼뜨린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박 전 대표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을, 의혹을 제기한 서울시향 직원 10명에 대해선 기소(명예훼손 혐의) 의견을 제시했다. 프랑스에 체류 중인 정 전 감독의 부인 구모(68)씨에 대해서는 기소중지 의견을 냈다. 구씨는 시향 직원들에게 허위사실 유포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전 감독은 서울시향에서 항공료를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받기 위해 1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도 출석한다. 지난해 1월 서울시 감사관실에 의해 이 의혹이 제기됐고, 시민단체 세 곳이 정 전 감독을 고발했다. 경찰은 정 전 감독의 출입국 기록과 시향의 항공료 지급 내역을 조사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다. 정 전 감독 진술에 따라 수사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정진우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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