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대륙의 최강자 기근 풀어줄 영웅전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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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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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4강전 3국> ●·스 웨 9단 ○·탕웨이싱 9단

12보(163~177)=스웨가 좌중앙 63으로 끼우는 순간 사실상 승부는 끝났다. 예정된 수순을 밟아 67, 69로 빠져나간다. 막을 방법이 없는 탕웨이싱은 68, 70으로 단수해 잡혀있는 백 5점을 살리면서 흑 8점을 잡는 전과를 올렸으나 이 대회전(大會戰)의 본류, 좌상 쪽에서 중앙으로 흘러나온 백 대마가 잡힌 참상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흑백 쌍룡이 뒤엉킨 것 같은 중앙의 대마 싸움은 백이 안 된다. ‘참고도’ 흑1~5로 백 대마의 위쪽 공배가 1수로 졸아들어 어떻게 해도 수가 부족하다.

76으로 빠져 하변 흑 7점까지 몽땅 쓸어 담았으나 만회와는 거리가 멀다.

스웨는 77로 단단하게 철주를 내려 ‘이겼습니다!’를 선언했다. 수순은 50여 수가 더 이어졌으나 승부와는 무관하므로 여기서 끊는다. 177수 다음 줄임. 흑 불계승.

스웨는 한발 앞서 결승 무대에 오른 커제와 세계대회 우승 이상의 의미를 가진 상징적 결승 3번기를 펼친다.

중국바둑은 최근 2, 3년 사이에 7인의 세계 챔피언을 배출하면서도 그 중에서 누구도 연속 우승을 기록하지 못했는데 바로, 이번 삼성화재배 결승 3번기에서 그 기이한 최강자 기근 현상을 시원하게 풀어줄 중화 영웅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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