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가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하고 있던 정의당 여영국 도의원에게 “쓰레기가 단식한다”는 취지의 막말을 했다.
홍 지사는 12일 오후 1시50분쯤 제338회 도의회 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 도의회 현관으로 들어갔다. 당시 여 의원은 홍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었다.
당시 주변 사람이 찍은 동영상과 음성 녹음파일을 확인해 보면 홍 지사는 여 의원이 “지사님 이제 결단하시죠”라고 하자, “한 2년간 단식해봐”라고 말했다. 이어 여 의원이 “언제까지 공무원에게 책임을 미룰 겁니까. 본인이 단 한 번이라도 책임져 보세요”라고 하자 홍 지사는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냐. 허허허. 한 2년간 단식해 봐. 2년 뒤에는 나갈 테니까”라고 말한 뒤 의회로 들어갔다.
두 사람의 설전은 약 1시간 뒤 홍 지사가 의회를 나오면서 또다시 시작됐다. 여 의원이 “지사님 아까 쓰레기 발언은 책임지셔야 됩니다. 어찌 지사가 그런 막말을 하고 있어”라고 말했다. 그러자 홍 지사는 여 의원이 들고 있던 손팻말을 가리키며 “그 앞의 쓰레기를 좀 치워달라는 겁니다”라고 했다. 이어 여 의원이 “뭐가 쓰레기야”라고 하자 (다시 손 팻말을 가리키며) “쓰레기 이걸 치워 달라는 겁니다”고 말했다. 손 팻말에는 ‘(박종훈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운동과 관련) 고위 공직자 불법서명 홍준표 지사 수사하라’는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여 의원이 또 “책임지셔야 한다”고 하자 홍 지사는 “내 책임질게. 그 앞에 쓰레기를 좀 치워달라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끝으로 여 의원이 “공무원들 도민들 그만 괴롭히고 사퇴하세요”라고 말하자 홍 지사는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고 말한 뒤 자신의 관용차를 타고 의회를 떠났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