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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 원전 내진설계, 울산 지진 충분히 감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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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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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경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플랜트건설기술연구소장

국내에서 비교적 정확한 지진관측은 1978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수행됐다. 78년 이후 한국에서는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연간 약 20회 기록됐고 90년대 후반부터는 약 50회가 발생한 것으로 발표돼 있다. 그러나 규모 3.0 이상의 지진발생 빈도는 연간 약 10회로 현재까지 변화없이 동일한 수준이다. 1990년대 이후 국내 지진관측기술이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지진계측 초기에 감지가 되지 않던 규모 3.0 미만의 지진을 감지하게 되어 총 지진발생 횟수가 다소 증가한 것으로 보이는 것뿐이다.

또한 국내의 진앙지 분포(지진발생 위치)를 보면 특정한 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산포되어 있다. 규모 4.0 이상의 지진의 진앙지도 전역에 분산돼 있어 특정한 지역에 집중된 현상은 발견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한국의 지진활동의 빈도는 일본의 경우와 극히 대조적이다. 1978년 이후 규모 5.0 이상의 지진발생 빈도는 한국의 경우 7회에 불과하지만 일본에선 3300회 이상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하고 있는 판 내부 환경이기 때문에 지진발생 규모 및 발생 빈도가 극히 적고 저조한 편이다.

그렇다면 지난 5일 울산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5.0)은 어떠한 특성을 가지며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에 영향을 주는가.

이 지진은 북북동 방향의 주향이동(수평이동) 단층에 기인한 지진으로, 진앙지에서 약 51㎞에 있는 월성 원전에서 계측된 최대지반 가속도값은 0.0144g(1g=981cm/sec2)로써 원전 설계 지진인 0.2g의 10분의 1이하의 크기로 원전 안전성에 미친 영향은 없다.

2000년 이후 울산 해역에서는 규모 2.0 이상의 미소지진이 수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으나, 이들 지진의 진앙지 인근 해역에는 대규모 활성단층이 존재한다는 특별한 지질구조가 관측되지 않는다. 또한 ‘일본의 활단층도(1991)’에 따르면 쓰시마섬 북서쪽에 해저단층이 기재되어 있으나, 이 단층과는 100㎞ 이상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관련성은 적다고 볼 수 있다.

해저단층과 지진발생이 연관성을 가지려고 하면, 단층선을 따라 큰 규모의 지진이 일관되게 집중적으로 발생할 경우 활성단층대라고 말할 수 있는데(미국 원자력위원회 보고서) 울산 해역의 지진분포를 볼 때 규모가 작고 발생 빈도도 낮은 지진이므로 이 지진이 해저단층과 연관성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

국내에서 특정한 시설물을 건설하는데 그 시설물 만의 내진설계를 위해 부지조사, 지진재해도 분석, 지진해일 평가 등을 실시하는 것은 원전 구조물이 유일하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는 다양한 지질학적, 지진학적, 내진 분야의 조사, 연구를 통해 가장 최신의 기술로 원자력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자연재해에 대한 현상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김근경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플랜트건설기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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