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디에이치 아너힐즈에 식모방.부부싸움 별거용방 있다?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3단지 재건축 단지인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8일 견본주택 문을 열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로 분양가가 역대 가장 비싼 단지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새로 런칭한 고급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가 처음 적용된 단지다. 3.3㎡당 4319만원에 분양승인을 신청했지만 분양승인에 필요한 분양보증서를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줄다리기 하느라 대개 견본주택 오픈 전에 하는 입주자모집공고를 내지 못했다. 분양승인을 받지 못했으니 분양가가 최종 확정되지 못했다.

어쨌든 조합과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이날 견본주택 문을 예정대로 열었다. 견본주택은 집값이 가장 비싼 지역의 하나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현대건설 갤러리(주택전시관)에 마련됐다. 8일 정오께 견본주택을 찾았다.

야외 주차장을 따로 만들지 않고 건물 내 지하주차장만 있었는데 만차였다. 인근에 마련된 임시주차장 3곳 중 하나에 주차해야 했다.

견본주택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간간히 사람들이 들락거렸다. 주택전시관 안으로 들어가자 ‘강남에 없던 최초의 호텔 같은 집’이란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얼마나 좋을까?

홀에 4명으로 구성된 관현악단의 연주회가 펼쳐지고 있었고 거기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견본주택을 둘러보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70여명. 대기하다 10명정도씩 들어갔다. 한꺼번에 사람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워낙 고가이다 보니 분양 받을 만한 실수요자만 온 것 같았다. 이 단지는 분양가가 9억원 넘어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지 못해 은행에서 집단대출로 중도금을 빌리지 못한다. 계약 후 6개월 뒤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어 당첨과 동시에 웃돈을 받고 팔 수도 없다.

일반분양분 17개 주택형(69가구) 중 4개 주택형이 유니트가 만들어져 있었다. 전용 84㎡C형, 106㎡A형, T130㎡형, 131㎡형. T130㎡형, 131㎡형은 그냥 들어갈 수 있었지만 84㎡C형, 106㎡A형은 10~20명이 줄을 서 있었다.

거실·복도 등은 천연대리석으로 마감됐다. 화장실에는 유럽산 수입타일이 깔리고 큰 주택형의 주방가구는 이탈리아 보피(BOFFI)다. 보피(BOFFI)는 독일의 불탑(BULTHAUP), 이탈리아의 아크리니아(Arclinia)와 함께 세계 3대 명품 가구의 하나로 꼽힌단다. 천정높이가 일반적인 아파트(230cm)보다 85㎡ 초과는 20cm, 85㎡ 이하는 10cm 더 높다.

기사 이미지

전체적인 총평을 간단히 말하면 인테리어가 깔끔하면서 모던한 분위기. 희거나 옅은 회색 톤으로 눈에 거슬리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고급스러웠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란 느낌이 들었다. 구조며 인테리어며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천정매립형에어컨·냉장고가 일부 기본품목으로 제공된다. 주방에 음식물쓰레기자동이송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싱크대에서 탈수시킨 뒤 넣으면 자동으로 음식물쓰레기집하장으로 보내기 때문에 음식물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이색적인 공간으로 106㎡ 이상에 웃자고 하는 말로 ‘식모용 복도’가 있다. 과거 여의도와 압구정동 아파트에 별도의 ‘식모방’이 있었는데 식모용 복도? 현관에서 중문을 들어가지 않고 바로 주방으로 이어지는 통로다. 현관에서 들어가는 문이 별도로 구분되지 않고 현관 장식장과 같은 모양이어서 그냥 보면 모르는 비밀통로라고 할까. 거실을 지나지 않기 때문에 거주하는 가족과 부딪칠 필요 없이 주방으로 왔다가 나갈 수 있는 셈이다.

이 아파트에는 부부싸움 뒤 별거용 방도 있다. 131㎡형 안방 바로 옆에 안방과 비슷한 크기의 공간이 있는데 수납장으로 쓸 수도 있고 유니트 벽에 붙어 있는 설명서대로 ‘부부공간 분리형’ 방으로도 쓸 수 있다. 부부가 사이가 안 좋을 때 각방으로 쓸 수 있겠다.

이 단지에는 가구당 6.6㎡의 대규모 커뮤니티시설을 갖추는데 만능스포츠맨이면 흡족할 것이다. 실내수영장, 비거리 15m의 실내골프연습장(14타석)이 있고 높이 8m의 실내암벽등반장을 갖췄다. 실내체육관이 있고 당구장도 마련된다.

누구든 편하게 야경과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가 317동 꼭대기인 30층에 만들어진다. 손님맞이용 게스트하우스가 셋 준비되고 작업실 등으로 빌려쓸 수 있는 30㎡ 크기의 개인스튜디오도 6개 갖춰진다.

조합과 현대건설 측은 중도금 대출 보증이 안되지만 분양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필요하면 현대건설에서 지급보증을 해줄 계획이다. 계약자 중 상당수는 직접 중도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