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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뉴스 여성앵커 “회장이 상습적 성희롱” 소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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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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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천 칼슨(左), 로저 에일스(右)

미국의 대표적 보수 뉴스채널인 폭스뉴스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로저 에일스(76)가 성희롱 혐의로 피소됐다.

“거부하자 급여 깎이고 인사 불이익”
CEO 에일스 “재계약 실패 탓 앙갚음”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지난달 폭스뉴스에서 퇴사한 여성앵커 그레천 칼슨(50)이 에일스로부터 상습적인 성희롱을 당했다며 뉴저지 고등법원에 소송을 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장에 따르면 칼슨은 에일스의 성(性)적 접근을 거부하다 급여가 깎이고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면담 자리에선 에일스가 “진작에 우리가 성적 관계를 가졌어야 했다. 그랬으면 너도 좋고 나도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칼슨은 스탠퍼드대 재학 중이던 1989년 미스아메리카 대회에서 우승했고, 지방 방송국과 CBS뉴스 앵커를 거쳐 2005년 폭스뉴스에 합류했다. 5년 동안 폭스뉴스의 대표 아침 프로그램인 ‘폭스와 친구들’의 진행을 맡아 버락 오바마 대통령·조지 W 부시 전 대통령·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유명인사들을 인터뷰했다. 2013년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뒤 지난달까지 오후 2시에 방송되는 ‘그레천 칼슨의 리얼스토리’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에일스는 “어떠한 범죄행위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칼슨의 소송은 재계약에 실패한 데 대한 앙갚음”이라고 반박했다. TV 프로듀서 출신인 에일스는 60년대 말~90년대 초까지 미국 공화당 정치 컨설턴트로 일하며 리처드 닉슨 대통령, 부시(아버지) 대통령 등 공화당 후보의 미디어 전략 수립에 관여했다. 96년 폭스뉴스 개국 때 CEO로 취임해 보수진영의 간판 뉴스채널로 키웠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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