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식사 접대받은 경찰…"성범죄 개입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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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한 경찰서의 서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협력단체 위원에게서 술과 식사를 제공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위원이 식사자리 이후 성범죄 사건에 연루됐고 해당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7일 광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 경찰서 이성순 서장과 간부 등 10여 명은 지난달 23일 광주의 한 식당에서 술자리를 겸한 식사를 했다. 이 식사 자리에는 경찰 협력단체 일부 위원들도 합석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행사를 치른 경찰관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자리의 술값과 식사비는 협력단체 위원 중 한 명인 A씨가 냈다. 이날 식사를 한 장소 역시 A씨가 운영하는 식당이었다.

경찰이 협력단체 위원에게서 술과 식사를 제공받은 것도 부적절하지만 이후 불거진 A씨의 성범죄 사건에 경찰이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일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식사 자리 이후 한 커피숍 여주인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이 사건은 광주 북부서에서 진행됐다. 이를 놓고 경찰 안팎에서는 A씨와 친분이 있는 경찰관들이 사건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성순 북부경찰서장은 "술과 식사를 제공받은 것은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서장은 "A씨에 대한 봐주기 수사나 사건 개입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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