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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얼음정수기 니켈 검출…1년간 숨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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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내 1위 정수기 렌털 업체인 코웨이의 얼음정수기에서 니켈이 검출돼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코웨이는 1년 전 이를 인지하고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상황을 알리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다.

얼음 만드는 부품 도금 부스러져
8만7000대…결함 안 알리고 교체
소비자 반발, 주가 이틀간 9% 하락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5일 코웨이 얼음정수기의 결함 유무 조사를 위해 현장 실사에 나서기로 하는 한편 코웨이 측에 해당 정수기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국가기술표준원 전기통신제품안전과 관계자는 “조사팀이 꾸려지는 이번 주 내에 현장에 나가 코웨이 제품의 안전기준 위반사항 등을 조사할 것”이라며 “한국소비자원과 같은 관계기관의 협조도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코웨이는 4일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얼음을 만드는 부품 표면에 도금돼 있던 금속 부스러기가 얼음통에 떨어졌고, 여기에 니켈이 포함됐다”며 “인체에는 해가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를 인용해 니켈을 섭취했을 경우 내장 흡수율이 낮고, 흡수되더라도 소변이나 땀과 같은 신체 분비물로 배설된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정수기는 코웨이의 ‘한뼘얼음정수기’(모델명 CHPI-380N·CPI-380N), ‘커피얼음정수기’(CHPCI-430N), ‘스파클링아이스정수기’(CPSI-370N) 등 세 종류다.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생산된 제품으로, 8만7000대가 판매되거나 임대됐다.

문제는 코웨이가 이를 지난해 7월 소비자 신고 접수를 통해 처음 인지하고, 이후 해당 제품 사용 고객을 대상으로 ‘무상 업그레이드’라는 명목으로 부품을 교체하면서도 결함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코웨이 얼음정수기를 사용하는 김지영(38·서울 서초구)씨는 “지난해 말 코웨이에서 정수기 무상 교체를 해 주겠다고 해 의아했다”며 “이 사실을 알았다면 코웨이 제품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김동현(46) 코웨이 대표는 사과문에서 “소비자에게 제대로 문제점을 알리지 않은 것은 백번 사죄해도 모자라다”며 “제품을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개선 서비스를 진행하는 게 해결책이라 판단했고, 지금까지 8만7000여 계정 가운데 97% 이상을 방문해 부품 교체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제품을 사용한 고객들을 위한 추가 보상안을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제가 된 정수기에 대해 위약금 없이 해약 조치와 무상 제품 교환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웨이의 주가는 4일부터 이틀간 9% 넘게 하락하며 5일 9만7800원으로 마감했다. 코웨이의 매각작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코웨이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난해 매각 본입찰이 유찰된 뒤 답보상태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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