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민단체 "이정현 의원, 석고대죄하고 사퇴하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KBS의 세월호 사고 관련 보도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는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에 대해 지역구인 전남 순천지역 시민단체가 사퇴를 요구했다.

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는 지난 4일 성명서를 내고 "이정현 의원은 석고대죄하고,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는 "이정현 (당시) 수석과 KBS보도국장의 통화 녹취록은 소문으로 전해져온 현 정권의 방송장악 실태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며 "이 수석의 발언은 KBS를 시청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권력에 대한 비판감시를 수행해야 하는 공영방송이 아니라 정부의 책임 축소, 대통령에 대한 비판 차단을 위한 정권의 홍보방송으로 만들려고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이 의원과 KBS 보도국장의 전화 통화 내용을 볼 때 청와대의 외압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KBS 보도국장은 이 의원과의 통화에서 "이 선배, 솔직히 우리 만큼 많이 도와준 데가 어디 있느냐"고 했다.

단체는 "이번 녹취록 공개로 '언론 장악은 가능하지 않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은 사실상 허언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이 전 수석의 부적절한 처신은 단지 도덕적인 비난을 넘어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는 방송법 4조 2항을 정면으로 위배한 범죄행위"라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녹취록 공개



단체는 새누리당에는 이 의원에 대한 제명을 요구했다. 또 "수사당국은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고발 내용처럼) 방송법 위반 혐의가 있는 이 의원을 엄벌하라"고 했다.

순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