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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 DC 유니버스 수퍼 히어로, 런던에서 직접 만났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6월 17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근교 리브스덴에 위치한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 이곳에선 2017년 11월 개봉 예정인 DC의 초대형 수퍼 히어로 영화 ‘저스티스 리그’(원제 Justice League, 잭 스나이더 감독) 촬영이 한창이었다. ‘해리 포터’ 시리즈(2001~2011) 촬영지이자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기 생산 공장으로 유명했던 이곳은, 그야말로 큰 전투를 치밀하게 준비하는 요새와 같은 분위기였다. 촬영 현장에서 만난 잭 스나이더 감독에게선 전작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3월 24일 개봉, 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에 쏟아진 혹평을 만회할 수 있으리란 자신감이 엿보였다.

'저스티스 리그' 촬영 현장 방문기

세계 각지의 기자와 블로거 등 20여 명이 초청된 이 자리에 magazine M이 한국에서는 단독으로 리브스덴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저스티스(JUSTICE)’의 영어 철자를 딴 일곱 개의 키워드로 촬영 현장에서 보고 들은 영화의 단서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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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 리그` 로고.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Jokes 유쾌한 농담들
‘저스티스 리그’는 ‘배트맨 대 슈퍼맨’으로부터 3개월 후의 이야기다. 슈퍼맨(헨리 카빌)의 희생에 감화된 배트맨(벤 애플렉)은 세계 곳곳의 메타휴먼(초능력자)을 소집해 불시의 위협에 맞설 영웅들의 집단 ‘저스티스 리그’를 만든다. 이날 공개된 촬영 현장은 고담의 형사 제임스 고든(J K 시몬스)이 건물 옥상에서 배트맨·원더우먼(갤 가돗)·플래시(에즈라 밀러)·사이보그(레이 피셔) 등 저스티스 리그와 만나는 장면이었다. “괴물들에게 납치된 과학자 아홉 명을 찾아 달라”고 부탁하던 고든이 잠시 돌아선 사이, 플래시를 제외한 멤버 전원이 작전을 수행하러 일제히 자리를 뜬다. 황당해 하는 고든에게 플래시가 어색한 농담을 건넨다. “다들 무례하군요(That’s rude).”

‘배트맨 대 슈퍼맨’의 무거운 분위기에 비해 ‘저스티스 리그’의 톤은 한결 가벼워 보였다. 촬영장에서 만난 벤 애플렉은 “전작보다 유머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다만 캐릭터와 스토리를 해칠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각각 플래시 역과 사이보그 역을 맡은 20대 배우 에즈라 밀러와 레이 피셔는 촬영장 분위기를 활기차게 이끌었다. 제작자 데보라 스나이더는 “앞으로 이 세계관이 더 어두워지지는 않을 거다. 보다 다양한 관객층을 겨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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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저스티스 리그 파트1` 컨셉 일러스트]

Upgrade 업그레이드된 장비
스튜디오에는 ‘작전실(War Room)’이라는 방이 마련돼 있었다. 영화 속 캐릭터의 의상과 소품, 배경이 묘사된 컨셉트 아트를 전시한 곳이다. 단연 눈에 띄는 건 전작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배트맨의 장비였다. 배트맨의 새로운 탈것 ‘나이트크롤러(Knightcrawler)’가 대표적이다. 평소엔 탱크 같은 무한궤도로, 터널 등 좁은 공간에서는 4족 보행 형태로 변신해 이동한다. 적에게 화염 방사기를 내뿜는 그림도 볼 수 있었다.

저스티스 리그의 이동 기지인 대형 비행선 ‘플라잉 폭스(Flying Fox·큰 박쥐)’도 등장할 예정이다. 플라잉 폭스는 그 이름처럼, 어벤져스 군단의 퀸젯 전투기나 엑스맨의 엑스 제트(X-Jet) 수송선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3층 구조). 기자단은 실제로 플라잉 제트를 보관하는 배트 격납고(Batjet Hangar) 세트장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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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모빌.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웅장한 세트장 한쪽엔 실제 주행 가능한 배트모빌(배트맨의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영화에서는 기관총 두 대와 미사일, 조수석의 대포까지 엄청난 살상 무기로 무장할 예정이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패트릭 타투포우로스는 “(슈퍼맨과 싸우던 전작과 달리) 배트맨은 더 이상 방어에 치중하지 않는다. 그에게 중요한 건 오로지 화력”이라 말했다. 싸우는 상대가 달라졌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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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 스틸컷]

Supervillain 강력한 악당
기자들이 가장 궁금해한 것 중 하나는 “‘저스티스 리그’의 악당은 누가 될 것인가”였다. 이미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DC 원작 만화의 가장 강력한 악당 다크사이드(Darkseid)의 등장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전작에서 배트맨의 악몽에 등장했던 정체불명의 날개 달린 괴생물체는 예상대로 다크사이드를 따르는 종족, 파라데몬(Parademon)임이 공식 확인됐다. 유튜브(YouTube)에서 공개된 ‘배트맨 대 슈퍼맨’의 삭제 영상 ‘영적 교감(Communion)’에 등장한 다크사이드의 부관 스테판울프(Steppenwolf)도 이번 영화에 본격적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다만 작전실에 전시된 스테판울프의 실루엣(캐릭터 중 유일하게 생김새를 볼 수 없었다)은 영상 속 괴물의 모습과 달리 인간의 형태에 가까웠다. 다크사이드는 ‘저스티스 리그’ 이후 향후 DC 수퍼 히어로 영화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전작의 악당 렉스 루터(제시 아이젠버그)의 출연 여부도 기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촬영 도중 작전실을 방문한 잭 스나이더 감독은 “루터는 감옥에 갇혀 있지만, 알다시피 만화 속 세계의 감옥은 (도망칠) 구멍이 많다”며 은근슬쩍 출연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Teammates 팀 멤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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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배트맨|벤 애플렉
부모의 죽음에 얽힌 트라우마와 자경단 활동에 대한 회의감에 방황하다, 슈퍼맨의 죽음을 통해 인류에 대한 희망과 사명감을 얻는다. 슈퍼맨이 자리를 비운 ‘저스티스 리그’의 리더 겸 코치로서, 자신의 회사 웨인 그룹의 자본과 기술력을 투입한 첨단 수트와 무기로 동료들을 무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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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원더우먼|갤 가돗
미모보다 액션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던 ‘배트맨 대 슈퍼맨’의 강인한 여전사 이미지에 더해, 활달하고 온화한 성격을 보여 줄 예정이다. 촬영 쉬는 시간 기자들과 만난 갤 가돗은 “모든 캐릭터가 각각 다른 매력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 무척 즐거우면서 색다른 영화가 나올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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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
수중 세계 ‘아틀란티스’의 왕. 어떤 계기로 저스티스 리그에 합류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제작진의 발표를 통해 그의 아내이자 아틀란티스의 여왕인 메라 역에 앰버 허드, 조언자 벌코 역에 윌렘 데포가 캐스팅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쿠아맨의 무기인 삼지창을 살짝 들어 보니 생각보다 묵직해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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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플래시|에즈라 밀러
제작진이 공개한 6분가량의 푸티지 영상엔 배리 앨런(플래시의 본명)의 능청스럽고 유머러스한 성격이 잘 드러났다. 저스티스 리그 멤버가 돼 달라는 배트맨의 요청에 “무조건 할게요!”라며 익살을 떨거나, 배트맨이 시험 삼아 던진 배타랑(Batarang·박쥐 모양의 부메랑 무기)을 느긋하게 잡아챈 뒤 “이거 가져도 돼요?”라 묻는 식이다. 마블의 스파이더맨(톰 홀랜드)에 맞설 DC의 개그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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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사이보그|레이 피셔
첨단 기술 연구소 ‘스타랩’ 과학자 실라스(조 모튼)의 아들. 이미 사망했지만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의문의 외계 물체 ‘마더박스(Mother Box)’ 기술로 되살아나는 장면이 등장했다. 악당에게 납치된 아버지를 찾으려 저스티스 리그에 합류한다. 그의 디지털 수트는 대부분 CG(컴퓨터 그래픽)로 처리할 예정이라, 피셔는 멤버 중 유일하게 수트를 입지 않고 촬영한다. 벤 애플렉은 그를 몹시 부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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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슈퍼맨|헨리 카빌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사망한 슈퍼맨. 그가 어떤 방식으로 ‘저스티스 리그’에 출연할지에 대해선 아무도 언급하지 않았다. “슈퍼맨 없는 저스티스 리그를 상상할 수는 없다”(데보라 스나이더)고만 전해들었을 뿐. 스나이더 감독은 “만일 슈퍼맨이 이 영화에 등장한다면, 꽤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 암시했다.

Instruments 미스터리한 도구
‘배트맨 대 슈퍼맨’의 삭제 영상(‘영적 교감’, 앞면 S 항목 참조)에서는 렉스 루터에 의해 소환된 스테판울프가 세 개의 정육면체를 들고 있는 장면이 등장한다. 정육면체의 정체는 ‘마더박스’. 만화가 잭 커비의 원작 만화에서 악당 다크사이드가 속한 외계 행성 아포콜립스(Apokolips)의 과학 기술이 만들어 낸 인공지능 컴퓨터다. 시간과 공간, 에너지를 통제하는 강력한 능력을 가졌다(마블 영화의 ‘인피니티 스톤’과 유사한 면이 있다). 작전실에는 각각 다른 빛깔과 모양을 가진 세 개의 마더박스 소품이 전시돼 있었다. 제작자 데보라 스나이더의 설명에 따르면, 세 가지 마더박스는 인간·아틀란티스(아쿠아맨의 수중 세계)·아마존 왕국(원더우먼의 고향) 등 세 문명의 고대 시절부터 전해 내려오는 귀중한 보물이다. ‘맨 오브 스틸’(2013, 잭 스나이더 감독) 도입부에서 슈퍼맨의 고향별 크립톤 행성이 등장했듯, ‘저스티스 리그’ 역시 이번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마더박스의 숨겨진 비밀을 영화 초반 짧게 소개할 예정이다. 원더우먼의 아마존 왕국은 ‘저스티스 리그’에 앞서 내년 초 개봉할 ‘원더우먼’(패티 젠킨스 감독)에서 먼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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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 스틸컷]

Costume 옷이 날개다
의상 워크숍은 실로 놀라웠다. 통상 여러 하청업체에 제작을 의뢰하는 일반적인 영화와 달리, ‘저스티스 리그’는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100명 정도로 구성된 의상팀이 직접 책임지고 있었다. 배우를 포함해 엑스트라 3000명의 의상을 자체 제작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터. 하지만 의상 디자이너 마이클 윌킨슨은 “디자인부터 피팅까지, 모든 의상 제작 과정을 주도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300’(2006)부터 ‘배트맨 대 슈퍼맨’까지 잭 스나이더 감독과 수차례 함께 작업했던 그는 “화면에선 멋있고 사실적으로 보이되, 배우들이 입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가볍고 유연한 소재의 의상을 만드는 데 신경 썼다”고 밝혔다.

물고기 비늘 등 바다 생물에서 영감을 받은 아쿠아맨의 수트, 화려한 장식보다 전투의 실용성을 살린 원더우먼의 수트도 놀라웠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플래시 수트였다. 근육이 부각된 다른 영웅들과 달리, 플래시의 의상은 날렵한 보디 라인이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그의 능력에 맞춘 것이다. 달릴 때의 공기 저항과 발열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포츠카의 디자인을 참고해 만든 플래시의 수트는 148개나 되는 파트로 구성됐다고 한다.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슈퍼맨에 맞서 육중한 철갑옷을 입었던 배트맨은 이번에도 기본 수트 외에 또 한 벌의 특수 수트를 입을 예정이다. ‘전술 배트 수트’라 불리는 이 의상은 아직 디자인 초기 단계에 있지만, 게임 ‘배트맨:아캄나이트’에 등장하는 티타늄 수트를 연상시킬 만큼 근사하고 단단한 모습으로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Elevation 시리즈의 향상
제작자 찰스 로벤은 “‘저스티스 리그’는 영웅들이 추구하는 목적이 어떻게 그들을 더 영웅답게 ‘향상(Elevation)’시킬지 보여 줄 예정”이라 말했다. 그의 말을 듣고, 촬영장을 둘러보며 머릿속에 맴돌던 질문은 단 하나였다. 과연 ‘저스티스 리그’는 ‘배트맨 대 슈퍼맨’의 부진을 넘어 향후 DC 수퍼 히어로 영화를 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까. “예전부터 ‘황야의 7인’(1960, 존 스터지스 감독) 같은 ‘팀 결성 영화(Team-Making Movie)’의 팬”이었다는 잭 스나이더 감독. 그는 배트맨과 슈퍼맨의 싸움에 집중해 두 영웅의 심리를 어둡게만 그렸던 전작과는 달리, 더욱 흥미롭고 대중적인 수퍼 히어로 영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전작의 실수를 바로잡으려는 그의 결단은 사뭇 비장해 보인다. “‘배트맨 대 슈퍼맨’ 개봉 때 맞닥뜨린 관객의 싸늘한 반응은 정말 뜻밖이었다. 마음의 평정을 찾을 시간이 필요했다. 내가 사랑하는 캐릭터였기에, ‘팬심’을 과도하게 내세웠던 것 같다. 그러나 ‘저스티스 리그’는 다를 것이다. 규모나 악당, 팀 결성 과정 등에서 더 멋지고, 더 대중적인 작품을 만들어 낼 기회다.” 총 111회차로 예정된 ‘저스티스 리그’의 촬영은 현재 3분의 1 정도 진행된 상태다.

고석희 기자 ko.seok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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