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핸드볼 기술론 세계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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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여자핸드볼이 아깝게 정상을 놓쳤으나 기술에선 역시 세계최고수준이었다.
한국은 30일 잠실체육관에서 폐막된 제5회 세계여자주니어핸드볼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세계 최강인 소련과 선전하고도 마지막 3분을 버티지 못하고 27-24로 역전패, 준우승에 머물렀다.
전반의 7골차 리드가 막판에 뒤집혀 허무한 패배를 당한것은 바로 체력 열세때문.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기동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공격이 막히자 당황, 걷잡을수 없는 수세에 빠진 것이다.
그러나 소련을 비롯한 유고·폴란드등 동구권 코치들은 한국이 특출한 개인기와 조직적인 수비를 구사하는 가장 현대적인팀이라고 말하고 앞으로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이 이번대회에서 7게임에 모두 2백 3골 득점에 1백 15골의 실점을 마크, 소련(1백 89득점·1백 17실점)등을 제치고 가장 견실한 팀으로 나타난것도 이를 뒷방침해 주고 있다.
한국은 LA올림픽 은메달의 주역인 성경화 이순이 김경순 등이 공수에서 분전, 믿음직스러운 주역으로 위치를 확고히했고 신예 골키퍼 송지현과 김춘레의 부상이 큰 소득이었다.
특히 김경순은 경기직전 부상으로 예선전엔 뛰지 못했으나 그가 준결승 리그부터 보여준 기량은 한국여자핸드볼의 확고부동한 센터임을 확인했다.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한국팀의 최대 약점은 역시 선수층이 엷고 경기 경험이 미숙한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련을 비롯한 동독·폴란드·루마니아등 대부분의 팀들이 16명의 선수를 풀로 가동한 반면· 한국은 주전과 후보의 기량차가 두드러져 8∼9명밖에 가동할수 없었다는점이 가장 큰 핸디캡이었다.
또 다른팀의 선수들이 모두 국제 경기 출전 경험이 10여 차례인데 비해 한국은 주전 선수 3∼4명을 재외하고는 한두 차례밖에 안되 위기에 처하면 몰리게 된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장신선수의 발굴과 전선수가 고른 기량을 갖도록하는 훈련, 많은 국제경기 참가등이 세계정상 정복의 선결 과제라 할수있다.
특히 이번대회에서는 세계 정상급인 유고의 몰락과 함께 노르웨이(5의), 중공(6위)의 부상이 두드러졌다. <임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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