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연이틀 하락, 파운드화 가치 31년 만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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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ㆍ브렉시트) 투표 이후 급락했던 뉴욕 증시가 연이틀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영국 파운드화도 브렉시트 투표 이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31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260.51포인트(1.5%) 하락한 1만7140.24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36.87포인트(1.81%) 내린 2000.54, 나스닥지수는 113.54포인트(2.41%) 떨어진 4594.44를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장 개시와 함께 1% 가까이 급락했다. 국제신용평가업체 S&P의 영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소식은 하락폭을 더 키웠다.

S&P는 브렉시트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 등을 이유로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두 단계 낮췄다. 또다른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도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에 앞서 무디스는 지난주 영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브렉시트는) 모든 측면에서 엄청나게 나쁜 결과”라면서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다”고 말했다.

뉴욕 증시에 앞서 마감한 유럽 증시도 브렉시트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영국 런던 FTSE지수는 2.55% 하락한 5982.20으로 마감됐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지수는 3.02% 내린 9268.66를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 CAC지수는 1.86% 떨어진 4030.28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계속해서 폭락 흐름을 이어갔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는 3.77% 폭락한 파운드 당 1.3163달러를 기록해 1985년 이후 가치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긴급 성명을 통해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대처할 수단이 있고 준비가 돼 있다”며 금융 시장 불안 달래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불확실성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도 급락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31달러(2.8%) 급락한 46.33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랜트유는 배럴당 1.05달러(2.17%) 하락한 47.3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증시와 유가가 떨어지는 대신,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2.3달러(0.2%) 상승한 1324.70달러로 2년여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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