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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현대문화 어우러진 축제, 국내외 관광객 사로잡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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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열린 ‘수원화성문화제’의 하이라이트 ‘정조대왕 능행차 연시’행사에서 말을 탄 호위군관이 장안문 앞에서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사진 수원시]

요즘 수원에 가면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한복을 입고 다니는 시민도 쉽게 볼 수 있다. 수원 화성행궁에 조성된 체험장엔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수원시가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조선 정조대왕과 조선후기 실학자들의 풍류와 과학이깃든 수원화성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위해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

수원화성 방문의 해

"조선 무예24기 연중 시범 다음달 7개국 인형극 공연 9월에는 재즈페스티벌"

수원시가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글로벌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수원 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수원화성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수원화성이 그 중심에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은 올해로 축성 220주년이 된다.
  수원시는 수원화성을 찾는 방문객을 위해 지난 35년간 문화유적을 꾸준히 정비해 왔다. 성곽 주변에 있는 성안마을의 토지를 매입해 행궁을 복원하고 행궁광장을 조성했다. 남수문을 원형대로 복원했고 한옥마을도 확장하고 있다.
  방문객을 위해 1년 내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준비했다. 행궁광장 상설무대에서 펼쳐지는 무예24기는 수원화성을 대표하는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행궁에서 팔달문에 이르는 공방거리에서는 규방·칠보·한지·서각 등 전통공예를 만날 수 있다. 동장대에서는 국궁 체험을 할 수 있고 용머리와 가마 모양을 한 화성열차를 타고 성곽을 둘러볼 수 있다. 창룡문에는 대형 기구를 설치해 수원 화성과 수원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했다.
  수원시는 한류 팬을 위한 공연을 기획해 수많은 외국 관광객을 불러모았다. 지난달 18일 아시아 톱 모델들이 화성 유적을 배경으로 아름다움을 겨루는 아시아 모델페스티벌을 열었다. 이날 외국인 1만여 명을 포함해 총 5만6000명의 국내외 관람객들이 한류 스타들의 K팝 수퍼콘서트를 보기 위해 수원 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시는 120억원의 경제 유발 효과를 본 것으로 예상했다.

10월 수원화성문화제가 하이라이트
10월에는 수원화성의 메인 페스티벌인 수원 화성문화제가 열린다. 수원화성을 지은 정조가 선왕 묘를 참배하는 행렬을 재현하는 능행차 퍼레이드가 하이라이트다. 서울 창덕궁에서 수원 행궁까지 50㎞ 구간을 지난다. 자원봉사자 1000여 명, 말 160마리가 구간별로 정조의 효심을 생각하며 퍼레이드를 펼친다.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과 과거시험 같은 재현 행사와 무예종합예술공연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7월 14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2016 경기인형극제in수원’도 관광객을 기다린다. 경기인형극제는 매년 1만 명의 관객들이 찾는 지역 문화예술 축제다. 올해 주제는 ‘시간을 뛰어넘는 동심, 공간을 넘어서는 감동’이다. 한국을 포함해 독일·러시아·스페인 등 7개국에서 참여한다. 14일 개막공연인 ‘피노키오’를 시작으로 ‘으랏차차 순무’ ‘신문공주’ ‘파란토끼 룰루’ ‘큐브서커스’ 등 11개 공연이 경기도 문화의전당 대극장과 SK아트리움 소공연장 등지에서 펼쳐진다. 야외 초청 공연과 백스테이지 투어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즐길 수 있다.
  9월에는 광교호수공원에서 재즈페스티벌이 열린다. 수원박물관, 수원화성박물관, 수원광교박물관에서는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연중 진행된다.

18세기 과학기술 집대성한 유적
수원화성은 서울 왕궁의 남부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만든 군사시설이다. 조선왕조 성곽 건축사업 중 최대 규모로 가장 최근에 생겼다. 1796년 조선 후기 정조가 아버지인 사도세자 묘를 화성 현륭원으로 옮기면서 만들었다.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돌로 성곽을 쌓았는데 높이가 5∼8m, 둘레는 5744m에 이른다. 현재도 성곽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방어 기능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도시를 형성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다니도록 성문을 설치하고, 유통이 원활하도록 성 안팎에 상업시설도 만들었다. 수원화성 건설에는 18세기 첨단 과학기술이 총동원됐다. 설계와 건축 과정에서 당시 동서양의 모든 성곽 양식을 적용했다. 왕의 명령을 받은 젊은 학자들이 중국과 일본, 유럽의 성곽을 참조해 한국의 지형에 맞게 설계했다.
  시설 중 가장 독특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은 ‘방화수류정’이다. 주변을 감시하고 군사를 지휘하는 지휘소와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정자의 기능을 함께 지녔다. 수원천 북쪽에 수문 ‘화홍문’을 만들고 그 옆에 ‘용연’이라는 연못을 팠다. 연못 위 작은 봉우리에는 누각을 만들었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수원화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동서양 군사시설 이론을 잘 배합한 독특한 성으로 방어적 기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수원화성은 밤에 더욱 빛난다. 해가 지면 5.7㎞ 성벽에 조명이 켜진다. 천천히 걸으며 야경을 감상할 수 있고, 야간에 운행하는 화성열차를 타고 둘러볼 수 있다. 야간 방문객을 위한 ‘화성투어 프로그램’도 있다. 전문 해설자와 함께 유적의 의미를 듣고 행궁 안에서 전통 국악을 감상할 수 있다. 먹거리도 풍성하다. 수원천 주변에는 50년 전통의 가마솥통닭 가게들이 모여 있는 통닭거리가 있다. 지동시장의 순대타운은 전국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2014년 경관대상을 받은 광교호수공원에 가면 아름다운 수상 조명을 감상할 수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이라는 관광자원을 활용해 역사 깊은 수원시가 세계 속에서 고유한 지역문화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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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우·윤혜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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