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축구」 참맛 보여준 명승부 | 축구인이 본 한·일 축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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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차전의 승리는 컴퓨터링커 조광래·박창선 등 링커진의 활약에서 얻어진 것으로 봐야한다. 이들이 쉬지않고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미드필드를 장악한 게 한국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반면 양 날개(변병주·김주성)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고 비록 결승골을 울렸지만 공격링커에 김종부대신 기용된 이태호도 아쉬움을 주었다.
결론적으로 말해 한국의 이날 승리는 박·조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스트라이커 최순호의 폭넓은 활약에 힘입은 것이며, 반면 일본은 기대했던 「하라」(원) 「기무라」(목촌)가 한국 수비진에 철저히 봉쇄 당해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날 보인 일본의 빠른 공·수 전환은 두려운 것이었으며 특히 「기무라」를 주축으로 한 세트 플레이는 가히 위협적이었다.
이 같은 진단은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한 기습 공격이 빠른데다 짧은 숏 패스에 의한 공· 수 연계가 두드러진데서 찾아 볼 수 있다.
최종 2차전은 일본의 총 공세가 예상된다. 1차전의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공격 주도로 나설게 틀림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은 이를 역이용해야 하며, 미드필드에서부터 일본의 공격력을 철저히 봉쇄, 일체의 득점 찬스를 허용하지 않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후련하고 통쾌한 승리다. 비록 스코어는 2-1이지만 적지 일본에서 거둔 승리여서 더욱 값지다.
특히 공격의 선봉장인 최정호를 비롯한 전 선수들이 사력을 다해 「전원 축구」의 진수를 유감 없이 펼쳐 보인 한판승부였다.
그러나 일본 축구의 성장은 괄목할만 했다. 생각보다 훨씬 강해졌고 만만히 볼 때는 이미 지난 것 같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슈팅수 19-7로 일본을 압도했지만 일본이 날린 7개 슈팅 가운데는 센터링에 의한 헤딩슛이 대부분인 게 특징이다. 이것은 한국이 문전에서 일본에 제공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은 서울서의 2차전에서는 양 사이드의 수비진을 더욱 두텁게 쌓아 외곽지역에서의 센터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이날 후반전에서 대인방어가 다소 허술해 추가 득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한국이 최종 2차전에서 승리하기 위서는 홈경기장이라는 정신적인 부담감을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 적지에 나가서 싸우는 마음 자세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
지금지 한국이 다소 약한 이유가 관중들 의식, 부담감을 떨쳐 버리지 못한 탓이다.
변칙 플레이로 이날 경기와 같이 열심히 된다면 최종전에서는 더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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