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수술로 당뇨·고혈압 완치할 수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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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발표된 국회입법조사처의 ‘한국인의 영양소 섭취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국민들의 지방·에너지·단백질 등 주요 영양소 섭취량이 증가했다. 영양소 과잉 섭취에 따른 불균형은 고혈압·당뇨·고지혈증·비만의 유병률을 빠르게 증가시킨다.

민병원 김종민 원장(외과 전문의)

합병증의 고통과 치료 기간, 의료비 지출을 고려할 때 이들 만성질환이 암보다 더 심각하다는 점이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사수술(metabolic surgery)로 완치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미국 당뇨학회는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면서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당뇨가 있는 경우, 대사수술 적용 대상으로 권고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대사비만학회에서는 아시아의 경우 마른 당뇨가 많아 비만 대비 당뇨 유병률이 높다는 사실이 보고됐다. 그래서 체질량지수 27 이상이면서 당뇨·고혈압이 있는 경우 대사수술을 권고한다.

위 절제해 식욕 유발 호르몬 분비 억제

대사수술의 당뇨·고혈압 완치율은 80% 이상으로 보고된다. 임상 경험상으로는 수술한 모든 환자에서 당뇨가 완치됐다. 어떤 약물 치료보다 치료 효과가 탁월하다. 수술 후 한 달 정도면 당뇨약을 끊고 석 달 후에는 혈당이 조절된다.

대사수술은 대표적으로 ‘위 소매절제술(Sleeve gastrectomy)’과 ‘루-와이 위 우회술(Roux-en-Y gastric bypass)’ 두 가지다.

루-와이 위 우회술이 위 소매절제술에 비해 당뇨·고혈압 치료에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절제술 후 남아 있는 위를 내시경으로 관찰하는 게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미·유럽과 비교해 위암 발생률이 높은 한국인의 경우 수술법 선택 시 환자의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대사수술은 첫째로 위를 절제해 음식 섭취량을 제한하고 식욕 유발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기전이 가장 중요하다.

둘째로 음식물의 경로를 우회시킴으로써 장내 호르몬의 변화를 유도해 당 조절에 영향을 준다.

셋째로 음식물의 위장 통과 시간의 변화로 인해 당 조절에 필요한 호르몬 분비가 촉진되고 인슐린 저항성에 변화를 주는 기전이 작용해 당뇨·고혈압을 조절하게 된다. 대사수술의 대표적인 합병증은 소화액의 누출과 출혈인데 1~2%에서만 나타난다.

대표적인 위 절제수술인 위암 수술(2~3%)과 비교하면 수술의 안정성이 이미 여러 연구에서 입증된 치료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대사수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고 있다. 수술 자체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다.

오히려 최근 신해철씨 사건으로 위 절제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대사수술은 신씨가 받은 위 밴드수술과는 다른 수술이다. 미·유럽·호주 등 ‘비만 대국’에서도 위 밴드수술은 합병증을 우려해 비만 수술로 잘 택하지 않는다.

또 위 밴드수술은 비만 치료에 한정된 수술이고 대사수술은 비만 외에 당뇨·고혈압을 완치하는 수술이어서 기대효과 자체가 다르다.

그럼에도 이를 비만과 관련된 미용적 치료로만 바라보는 인식이 안타깝다. 약물로 조절되지 않거나 만성신부전증과 같은 영구적인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 상태의 당뇨·고혈압 환자에게 대사수술은 약물을 중단하고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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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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