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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인구 30% 이민자…한국도 편견 깨야 저출산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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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국 사회는 ‘다름’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폐쇄적인 분위기가 퍼져 있는 것 같아요. 다문화에 대한 편견을 시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한다면 저출산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마크 헨릭슨)

세계사회복지대회 코엑스서 개막
한국인 ‘다름’에 폐쇄적인 인상
다양성 존중하는 사회로 가야

“한국처럼 스웨덴에서도 최근 주택 문제가 심각합니다. 매물은 적고 가격은 올라 서른 넘은 젊은이들이 부모와 같이 거주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요.”(에바 홀름버그 허스트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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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세계사회복지대회’를 앞두고 지난 25일 복지 전문가들이 모여 ‘지속 가능한 복지’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왼쪽부터 에바 홀름버그 허스트롬 국제사회복지협의회장, 루스 스타르크 국제사회복지사연맹 회장, 이봉주 서울대 교수, 마크 헨릭슨 국제사회복지교육협의회 재무위원장, 한인영 이화여대 명예교수. [사진 최정동 기자]

27~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6 세계사회복지대회’를 앞두고 복지 분야의 국제적 저명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마크 헨릭슨(60·뉴질랜드) 국제사회복지교육협의회(IASSW) 재무위원장과 에바 홀름버그 허스트롬(68·스웨덴) 국제사회복지협의회(ICSW) 회장, 루스 스타르크(65·영국) 국제사회복지사연맹(IFSW) 회장, 한인영(66·이화여대 명예교수) 세계사회복지대회 국제학술위원장 등이다.

이들은 대회에 앞서 지난 25일 ‘저성장 시대의 지속 가능한 복지’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진행은 이봉주(55·서울대 교수) 세계사회복지대회 조직위 사무총장이 맡았다. 세계사회복지대회는 1928년 미국 뉴욕에서 처음 열렸으며 한국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 80여 개국에서 3000여 명의 학자와 사회활동가들이 참가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 증진’을 논의한다.

최대 현안은 역시 저출산 문제였다. 헨릭슨 위원장은 “뉴질랜드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며,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이주민을 받아들이는 정책을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뉴질랜드의 경우 다른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의 비율이 25~30%에 달한다”며 “하지만 한국인 유학생들을 만나 보면 한국은 여전히 다문화에 편견을 갖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스웨덴 복지 모델에 관심이 많다.
▶홀름버그 허스트롬=“스웨덴의 복지 시스템도 최근 10여 년간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따라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유층에 혜택이 더 많이 돌아가면서 전반적인 사회보장 범위가 축소되고 빈부격차도 심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사회적 불신도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봉주=“스웨덴은 고부담·고복지 체제인데 최근 세금을 낮추면서 복지 수준도 떨어지고 있다. 결국 스웨덴 같은 복지를 실현하려면 세금을 기꺼이 부담해야 한다.”

글로벌 어젠다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꼽았는데.
▶홀름버그 허스트롬=“지속 가능성과 관련해 경제적 안전, 특히 연금이 중요하다. 스웨덴은 근로 여부와 관계 없이 국가가 책임지고 최소 연금을 제공한다. 연금은 인간 존엄성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헨릭슨=“기후 문제로 인해서도 난민이 많이 생긴다. 북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는 해수면이 상승해 거주할 땅이 사라지는 상황에 처해 있다. 환경 문제와 관련해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지 못하면 경제뿐 아니라 인류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스타르크=“최근엔 복지 수혜자를 단순히 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보기보다는 새로운 복지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데 함께 참여하는 주체로 받아들이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는데 이는 바람직한 시도로 평가할 만하다.”

2016 세계사회복지대회가 갖는 의미는.
▶스타르크=“한국은 1953년 전쟁이 끝난 뒤 빈곤을 딛고 재건에 성공하면서 이젠 선진국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빠른 산업화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그 과정에서 사회적으로는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많은 나라가 주목하고 있다.”

▶헨릭슨=“한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선진화된 도시로 탈바꿈했다는 점에서 귀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급속한 경제발전 과정에서 취약계층을 양산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확인시켜 줬다. 한국을 벤치마킹하려는 나라에 이런 문제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으며, 이 역할을 한국 정부가 맡으면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한인영=“한국도 지금까지 쌓아온 사회복지 경험을 통해 제3세계를 위한 복지 모델을 개발하고 제시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글=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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