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의 영양관리는 이렇게|소화 잘 되고 좋아하는 음식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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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입 수험생에게는 두 번의 고비가 있다고 한다. 바로 3월과 10월이다. 특히 체력장이 끝난 후인 10월 말께에 이르면 학기초부터 줄곧 좋은 성적을 유지해 오던 수험생의 성적이 갑자기 떨어지는 이상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곤 한다.
세칭 일류대에 두 아들을 보내고 있는 윤경남씨(49·서울 강남구 청담동 효성빌라)는 『체력장이 끝난 후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체력과 관계가 깊다』고 경험담을 들려준다. 즉 영양식으로 체력을 길러 온 수험생이라야 저력이 있어 마지막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묘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승정자 교수(숙명여대· 식품영양학)는 『지금까지의 식 습관 리듬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험생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소화가 잘 되는 것을 마련하라』고 충고한다.
특히 입시를 한 달여 앞둔 이 시점에서는 신경성 위장염이나 소화불량, 경련성 변비 등 각종 신경성 질환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한꺼번에 많은 양의 식사를 하는 것은 절대 금물. 따라서 하루 6끼를 기준으로 하여 3식은 주식으로, 나머지 3식은 간식으로 자주 먹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식에서 특히 신경을 써야할 것은 비타민 B군이 많이 포함된 식품을 먹도록 하는 것. 돼지고기나 간이 적당한데, 특히 간에는 철분이 풍부해 집중력을 높일 수 있고 병에 대한 저항력도 길러줄 수 있으므로 삶거나 볶는 등 수험생이 좋아하는 조리법으로 충분한 양을 섭취하도록 도와준다.
또 고 탄수화물은 잠을 오게 하는 성분이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대신 단백질 식품을 많이 먹도록 하는데 육류는 푹 삶아 살코기 형태로 담백하게 조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될수록 섬유소가 적은 식품이 좋지만 변비가 심해질 우려가 있으므로 야채는 충분히 섭취해야한다. 만약 야채 섭취에 문제가 있으면 익혀서 섭취토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야식으로 가장 좋은 것은 달걀과 우유를 섞어 만든 에그노브. 과일즙과 우유를 섞은 형태도 바람직한데 우유는 적어도 하루에 0·5ℓ를 마시는 것이 좋다(단 원래 마시지 않는 사람은 2백㎖만 먹도록 한다). 이때 반숙한 달걀도 곁들이도록 하는데, 감자나 밤은 소화가 어렵고 위에 가스를 차게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피해야한다.
간식 때 요플레는 권할 만 하나 고농도의 청량음료는 주지 않는 편이 낫다. 대신 고기국물로 만든 따끈한 수프가 제격. 과일도 당질이 많은 고농도의 통조림보다 엄마의 정성이 담긴 과일 샐러드가 보탬이 된다.<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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