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골초’ 증가 배경엔 종이 포장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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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중독시키는 것들에 대하여
게리 S 크로스·로버트 N 프록터 지음
김승진 옮김, 동녘
479쪽, 1만9500원

옛 사람의 눈으로 보면 현대인은 과해도 너무 과하다. 수렵 시대 며칠이 걸려도 구할까 말까 했던 열량과 지방을 요즘은 한 끼에도 먹어치운다. 당분이나 니코틴도 그렇다. 먹거리만이 아니다. 목숨 건 탐험가나 맛보던 스릴과 장관을 현대인은 놀이공원과 영화관에서 간편하게 즐긴다.

소비사회·과학사를 전공한 두 저자는 이를 색다른 시각으로 설명한다. 과학기술적 혁신과 결합해 특히 19세기말에 벌어진 혁명적 변화, 그 중에도 ‘포장’이 핵심이란 것이다. 예컨대 옛날에도 담배를 피웠지만 흡연이 중독자를 양산한데는 ‘종이담배’라는 편리한 포장 상품의 등장이 중요한 계기란 지적이다. ‘포장된 쾌락’, 혹은 ‘쾌락의 패키지화’라는 관점에서 이 책은 현대사회의 소비방식이 형성되는 과정을 상세히 되짚는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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