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축구선수권대회 돌연 유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오는 10월3일 개막예정이던 프로축구선수권대회가 개막1주일을 앞두고 돌연 유산됐다.
그 동안 프로구단을 대표해온 프로구단협의회(의장 고경환 럭키금성단장)는 24일 긴급 모임을 갖고 대회연기를 결의, 이를 대한축구협회에 통보했다. 올 슈퍼리그우승팀 럭키금성을 비롯, 대우·유공·현대·포철 등 5개 구단단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협의회는 이 대회가 명실상부한 국내프로축구의 빅 이벤트임을 감안, 처음 의도한 바대로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프로구단협의회는 당초 현재의 슈퍼리그가 변칙 운영됨으로써 국내 프로축구발전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맞서 축구협회와 갈등을 빚어왔으며 지난 3월 프로팀만으로 별도의 대회를 창설한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올 첫 대회를 슈퍼리그가 끝나는 10월초순께 치르기로 결의했었다.
그러나 당초 계획한 경기일정이 86멕시코 월드컵아시아예선전일정과 겹쳐 각 구단의 주전선수들이 월드컵팀에 묶여 사실상 대회출전이 어렵게된데다 국내프로출범 1호인 할렐루야가 지난달 해체를 선언하는 바람에 대회개최에 커다란 차질을 빚게된 것.
고경환 협의회의장은 『모든 프로선수들이 모두 참여할 수 없는 프로선수권대회는 의미가 없다』면서 『대표선수들이 팀에 복귀하고 분위기가 성숙, 원만히 치를 수 있을 때까지 대회를 연기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부회장이기도한 고의장은 특히 협회의 독선적이고 무원칙한 행정에 불만, 프로구단 독자운영을 촉구하면서 축구협회에 부회장사퇴서를 정식으로 제출했다.
고의장의 사퇴는 슈퍼리그운영과 관련, 축구협회의 독선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게다가 최회장이 구단주로 있는 할렐루야의 해체에 따른 불만이 표면화된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를 계기로 축구계 일각에서는 프로축구연맹의 창설을 거듭 촉구하고 있으며 이것이 어렵다면 축구협회가 프로구단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프로촵아마를 산하기구에 두는 기구개편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