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배달소년 본사 이재명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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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더 빨리, 더 깊이, 더 새롭고 알찬 정보를 독자 앞에』-.
20년 전 그날 「바르고 빠르고 새로운 신문「중앙일보 탄생을 독자들에게 알리며 돈암동골목을 내달리던 배달소년이 20년 후 중앙일보기사로 「보다 바르고 빠른 소식」을 전하고자 밤낮이 없는 취재일선을 뛰고있다.
본사 사회부 이재명기자(35)-. 기협 전부회장이다. 신문사 취재망의 최일선 경찰서를 맡고 있는 이기자는 『잉크 냄새도 싱그런 창간 중앙일보를 들고뛰던 감격이 기자가 되겠다는 꿈으로 굳어졌다』며 그 때문에 사건기자로 배치되던 날은 그가 살아오는 동안의 가장 기쁜 날이었다고 서슴없이 말했다.
이기자가 창간 배달소년이 된 것은 서울사대부중 2학년이던 15살 때. 『무언가 땀 홀리는 일로 사춘기 갈등을 이기라』는 사촌형의 권유에 따라 집이 있던 돈암동 중앙일보보급소 문을 두드렸다.
『창간호가 나오기 한달 전쯤부터 골목마다 광고포스터를 붙이고 집집마다 찾아 구독자를 모집하고….그때 신문은 격일로 지면이 달랐는데 4면일 때 한 부에 5원, 8면일 때 10원이었고 한달 구독료가 1백30원이었어요. 그 중 40원이 배달소년 몫이었죠.』
9월22일 역사적인 창간호가 나왔고 이 소년의 인생도 방향이 결정됐다.
『선명한 인쇄, 스마트한 편집, 알찬 내용이 초기 중앙일보가 독자들에게 준 인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호기심에서 보던 독자가 얼마 후엔 참신한 기획과 정성이 담긴 내용 때문에 보는 독자도 바뀌고 부수가 부쩍부쩍 늘었지요.』
대학도 신문방송학과를 선택했다. 77년 고대신방과 졸업과 함께 중앙일보에 응시, 기자의 꿈을 이루었다.
그가 현재 맡고있는 경찰서는 종로·성북·종암·북부경찰서. 공교롭게도 그가 배달소년으로 누볐고 기자의 꿈을 키우며 학창시절을 보낸 동네와 골목을 사건을 좇아 쏘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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