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불패신화 상징 긴자빌딩 반세기 만에 해체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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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도 성장기를 상징했던 도쿄 한복판의 소니 빌딩이 반세기 만에 해체된다. 소니는 13일 긴자 미쓰코시 백화점 인근 지상 8층 지하 5층 빌딩을 내년 3월 해체한다고 발표했다. 소니 빌딩은 1966년 4월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사망) 창업자가 “세계로의 발신 거점을 만들겠다”고 한 데 따라 건설돼 소니 제품 판매와 전시를 해왔다. 음식점 등도 입점해 있다.

건물 설계는 국립역사민속박물관을 관장한 건축가 아시하라 요시노부(芦原義信)가 맡았다. 방문자는 지금까지 3억 명을 넘어 일본 고도 성장과 전기 산업에서의 소니 불패 신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건물 벽면에 장식된 12인치 TV용 브라운관 약 2300개가 보내는 문자 광경은 긴자의 명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소니는 애플과 삼성전자에 뒤쳐졌고 급기야 성장의 버팀목이던 TV 사업이 2004부터 10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퍼스콤 사업은 매각했다. 그런 만큼 건물은 소니의 성공과 더불어 쇠퇴도 상징하고 있다.

소니는 빌딩 해체 후 2018년부터 도쿄 올림픽이 끝나는 2020년 여름까지 음악 콘서트 등이 가능한 700㎡ 규모의 공원을 조성해 일반에 개방할 예정이다. 올림픽 이후에는 2022년까지 새 빌딩을 짓게 된다. 히라이 가즈오(平井 一夫) 소니 사장은 새 건물에 대해 전자·게임·음악·금융 등 여러 영역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현재의 소니를 상징하는 장소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일본 언론에 밝혔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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