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급생간의 호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우리 세대 모두에겐 일제 시대라는 (가)간접적인 경험이 있다. 30년간 받은 억압의 좋지 못한 것이 아직까지 계속되는 것도 있다. 상하급생간의 (나)군대적인 상하식관계도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상하급생간의 (다)명령적인 관계는 청산해야 할 과거의 유산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수직적인 구조는 (라)하류 부류로부터의 원만한 의견 수렴이 어려워「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현대의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기본 이념을 그르치고 있다. 20∼30년후 사회의 주축을 이룰 성원을 (마)교육시키는 학원에서 배척되어야 할 전근대적인 사고 방식이다. 또 하급생에게 무조건적인 명령은 사회에 계급의식을 남게 한다. 명령은 평등적인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상급생을 형이나 언니라고 부르는 풍습을 없애야 한다는 것에는 우리의 뼈속 깊이 배어있는 유교적 사고방식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유교에도 어느 학문이나 종교처럼 (사)모순이 없지는 않으나 나이나 경험이 많은 상급생을 공대하여 형이나 언니라고 부르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에서 볼 (아)것이 아니다. 서양인이 자기가 아닌 모든 사람을 당신이라고 칭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가 전통적인 것을 바탕으로 이상적 사회를 지향하는 것처럼, 상하급생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하급생이 상급생을 연장자로(자)써 공대하며 상급생은 인격존중이라는 차원에서 하급생을 대해야 한다. (차)그리고 대화를 통해 (카)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습관도 필요하다.(타)우리는 대화가 단절된 시대에 살고 있다. 개개인의 대화단절에서 고독을 느끼고, 부모님이나 선생님과의 대화 단절에서 탈선을 하고, 정부와 대학생간의 대화단절에서 폭력이 오가고 있다. (파)대화 단절이란 비윤리적 행동을 유발하는 까닭에 상하급생간의 대화란 이상 사회건설을 위한 기본적 요건을 교육현장에서 배우는 것이다. 이성우<서울남강고교 3 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