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안전사고…" 강남 역삼동 공사현장에서 50대 근로자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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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망 사고와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붕괴 사망 사고 등으로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서울 강남의 공사 현장에서 또 다시 안전사고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안전 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와 관련 규정을 준수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와 소방서 등에 따르면 8일 오후 2시쯤 강남구 역삼동의 한 건물 신축 공사 현장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대원이 출동해 확인한 결과, 지하 5층에서 정화조에서 사다리를 이용해 에폭시 방수작업을 하던 근로자 3명이 질식 증세를 보이며 호흡 곤란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중 중국인 공사 근로자 정모(56)씨는 질식 상태에서 밖으로 빠져나가려다 정화조 아래로 추락해 머리 뒷쪽 두개골이 함몰된 상태였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이들을 즉시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두개골을 다친 근로자는 결국 병원에서 사망했다. 호흡곤란만 겪은 다른 근로자 2명은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

소방서 측은 방수 공사를 위해 우레탄과 신나 등의 재료를 배합하는 과정에서 유독가스가 발생했고, 근로자들이 가스와 심한 냄새로 인해 질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경찰에 따르면 작업 당시 근로자들은 방수 작업을 위해 필요한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안전모 등은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해당 공사 현장 관리자와 근로자 등을 불러 작업에 필요한 안전 규정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또 안전 관리ㆍ감독 책임자들을 조사한 뒤 관리 부실이 확인될 경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 방침이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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