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속에 속은 「쓰꾸바관광」|5박6일코스 대학생들 겨우 3시간구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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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방학중 여행사가 모집한 「일본쓰꾸바박람회참관단」에 참가했던 6개 대학생 43명이 비행기좌석, 호텔예약도 제대로 못한 여행사측의 무책임한 안내로 일본 대신 대만으로가 뿔뿔이 비행기를 나눠타고 4일만에야 동경에 도착, 정작 쓰꾸바박람회구경은 3시간에 끝내고 돌아와서는 여행사측에 5박6일 참관여행경비환불을 요구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같은 어처구니없는 부실여행안내 시비는 비행기좌석과 호텔이 꽉 차는 성수기에 충분한 준비없이 관광단만 먼저 모집한 여행사측의 무책임한 장삿속에서 빚어진 것으로 국제여행알선업이 신고제로 바뀐 뒤 84개나 난립해 관광경쟁을 벌이고있는 여행사들의 영업활동에 당국의 보다 철저한 지도, 감독이 요망된다.
◇모집=국제여행알선업체인 서부관광여행사(대표 손용우·64·서울경운동88)는 지난 6월 서울시내 각대학에 안내광고를 붙여 대학생들만의 일본쓰꾸바만국박람회 참관단을 모집했다. 5박6일에 경비는 1인당 59만7천원.
이대·경희대·중대·숙대·성대·국민대 등 6개 대학생 43명이 참가를 신청, 학교측의 추천을 받았다. 여행사측은 지난 2일로 출발 일정을 통보했다.
◇출국=그러나 서부관광은 정작 비행기좌석예약을 못해 출발을 계속 늦추다 2주가 지난 16일 『동경가는 비행기좌석이 없으니 대북을 거쳐 갈수밖에 없다』고 대학생들을 달래 CAL823편에 태웠다.
그러나 대북에서도 동경행 좌석이 없기는 마찬가지. 이들을 예정에 없던 관광을 하며 기다린 끝에 18일 하오 두차례에 걸쳐 20명이 CAL의 정규좌석 아닌 승무원휴게실 등에 편승, 동경으로 갔고 나머지 23명은 19일에, 또 3차례에 나눠 CAL에 편승해 동경으로 갔다.
◇천덕관광=뿔뿔이 동경에 도착한 일행중 선발대가 된 18일 도착 20명은 또 현지 안내원이 나오지 않아 공항서 헤매다 일정표에 적힌 우라시마호텔로 찾아갔으나 호텔측에선 『예약이 안돼있다』는 답변.
별수없이 각자 갖고있던 돈을 털어 투숙했다가 이튿날 『예약손님이 있으니 방을 비워달라』는 요구에 방을 내주고 짐보따리를 든채 호텔로비서 한나절을 보내야 했다.
하오 2시쯤에야 현지안내인이 나타나 『오늘아침에야 서울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일행을 신쥬꾸(신숙) 환락가복판에 있는 스타호텔과 켄트호텔 두곳에 나눠 투숙시켰다.
이들이 목적한 쓰꾸바박람회장에 입장한 것은 닷새만인 20일 상오. 인파에 떠밀리며 안내원의 재촉을 받아 3시간만에 주마간산 구경을 끝내고 이튿날 동경시내 관광을 한뒤 5박6일 일정이 다돼 21일 귀국했다.
◇시비=엉터리 안내에 골탕을 먹은 대학생들은 귀국 이튿날인 23일 상오 서부관광을 찾아가 『당초의 여행일정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으므로 비용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모군(22·K대시각디자인학과2년)은 『전공과 관련된 첨단기술을 살펴보기 위해 갔었으나 겨우 3시간 둘러본 것이 전부였다』고 회사측의 무책임에 분개했다.
이에 대해 여행사 손인국부장(38)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일정에 차질을 빚은 것은 사실이나 5박6일간의 외국여행을 했고 당초일정에 하루예정이었던 쓰꾸바도 둘러보았으므로 학생들의 주장은 받아들일수 없다』고 말하고 『이들보다 앞서 쓰꾸바를 다녀온 3개팀 5개대생 1백40여명도 6일간의 여행중 쓰꾸바관람은 하루밖에 안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날 하오 늦게 관광협회가 중재에 나서 회사측은 학생들이 일본서 자부담한 호텔비용 등 31만7천엔(약1백만원)과 1인당 5만원씩의 보상금을 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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