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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화요일] ‘학종’으로 대학 가는 시대…남편이 ‘이쿠맨’이면 좋을텐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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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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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입니다. 며칠만 세속 이슈의 흐름에서 이탈하면 이내 낯선 용어들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곤 합니다. 그렇다고 지나간 신문을 모두 들춰볼 만한 여유는 없습니다. 이번 주 화요일엔 최신 시사용어들을 묶어서 소개합니다. 손쉽게 최근 이슈를 짚어보고 소화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1. 한국판 양적완화


4월 총선 때 새누리당이 국책은행 자본 확충을 ‘한국판 양적완화’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5월 30일 28면/서소문포럼/막후 협상의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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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절해 간접적으로 유동성을 조절하는 전통적인 통화정책과는 다르다. 금리가 제로에 가까운 상태에서 정부가 국채나 다른 자산을 직접 사들여 시장에 통화량 자체를 늘리는 것이 전통적인 양적완화다. 한국판 양적완화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 강봉균(사진) 전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제안했다.

최근 뉴스 속 시사용어

한국은행이 주택담보대출증권(MBS)과 산업은행 발행 채권을 인수해 가계대출과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자는 주장이다. 한국의 경우는 기준금리가 1.5%로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독일의 경제학자 리하르트 베르너가 주창한 베르너형 양적완화와 비슷하다. 베르너는 1990년대 중반 일본은행(BOJ)이 돈을 찍어 기업의 회사채를 사주는 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 자본확충펀드·코코본드


최상목 기획재정부 차관이 주재한 이날 회의 직후 협의체는 “향후 구조조정 상황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직접 출자와 자본확충펀드를 통한 간접출자 방식을 병행하는 안을 폭넓게 검토했다”고 밝혔다.
<5월 20일 8면/“국책은행 자본확충에 직·간접 출자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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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 확보 방안으로 거론되는 방식들이다. 자본확충펀드는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채권을 담보로 대출하고 은행들이 그 자금으로 펀드를 만들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낮은 은행을 다시 지원하는 방식이다. 앞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시중은행을 돕기 위해 ‘은행자본확충펀드’가 조성된 바 있다.

최근 이주열(사진) 한은 총재가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집도의’ 역할을 하는 국책은행의 자본을 늘려주는 방식으로 자본확충펀드 형태를 제안했다. 현재 정부와 한은이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 논의 중이다. 산업은행이 코코본드를 발행하고 자본확충펀드가 이를 매입하는 형태가 거론되고 있다. 코코본드(Contingent Convertible Bond)는 채권이지만 은행 재정상태 악화 등의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주식으로 전환되는 증권이다.


3. 바이오시밀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플릭사비’가 유럽 시장에 판매된다.
<5월 31일 경제 3면/삼성바이오에피스 유럽 관문 또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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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항체의약품으로 꼽히는 셀트리온의 램시마.

사람이나 다른 생물체의 세포·조직·호르몬 등 생물학적 특성을 이용해 만든 의약품을 바이오의약품이라 하는데 바이오시밀러는 이러한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한 의약품을 말한다. 오리지널 의약품에 비해 개발기간이 절반 이상 짧고, 효능은 오리지널과 동일하나 가격이 저렴하다. 화학약품의 합성약품은 ‘제네릭(Generic)’이라 부르는데 제네릭은 오리지널 약품의 화학식만 알면 쉽게 따라 만들 수 있지만 바이오시밀러는 생명공학적 특성을 이용해 약품 분석이 어렵고 따라 만들기도 어렵다.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0년 1380억 달러에서 2015년 1950억 달러로 성장했다. 최근 한미약품·셀트리온 등이 바이오시밀러로 유럽시장에 잇따라 진출한 데 이어 삼성그룹이 바이오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4. 해운동맹


현대상선은 2일 서울에서 ‘G6(글로벌 주요 6개 선사) 해운동맹 정례회의’를 열어 운항에 대해 논의했다.
<6월 3일 경제 3면/풀려가던 한진해운, 체납 용선료 1000억에 발목>

전 세계 해운 선사들이 항로를 공동으로 운항해 불필요한 경쟁을 지양하고 동맹 선사 간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합의를 맺은 것이다. 항로나 선사들에 따라 다양한 해운동맹이 존재하지만, 전 세계 주요 항구를 이동하는 컨테이너 선사들이 체결한 초대형 글로벌 해운동맹은 2M·CKYHE·G6·오션3의 4개였다. 이 4개 해운동맹이 세계 해운 수주량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초대형 글로벌 해운동맹은 2017년부터 2M·오션·디얼라이언스의 3개로 재편될 예정이다.

국내 양대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재무상황 악화로 존립의 위기를 맞으면서 한때 해운동맹에서 배제될 위기를 맞았다. 이 중 한진해운은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는 데 성공했지만 현대상선은 아직 가입을 확정하지 못했다.


5. 학생부 종합전형


일부에서 ‘금수저 전형’이라고 공격당하는 게 학생부종합전형이다. 이는 교과 성적과 동아리·수상 경력 등 비교과 활동을 대학이 종합 평가해 선발하는 방식이다.
<5월 9일 29면/취재일기/학종이 맞춤형 옷 되려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교사의 기록,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중심으로 선발하는 대입 수시 전형의 한 형태. 2007년 입학사정관제라는 이름으로 처음 도입됐고 2017·2018학년도 대입에서 각각 전체 모집 인원의 20.3%, 23.6%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졌다. 교과성적(내신) 중심의 ‘학생부 교과전형’과 달리 학교 내 교과활동뿐 아니라 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 등 비교과 활동을 반영한다. 공인어학점수와 교외 경시대회 등 학교 밖 ‘스펙’은 배제한다. 수능 위주 정시와 논술·특기자 전형에 비해 수험생이 학교 수업과 다양한 교내 활동에 충실하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일반고에 비해 학교 여건이 좋은 특목고·자사고 학생과 전문 사교육업체의 도움을 받는 학생이 유리한 전형이란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6.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해 폴크스바겐이나 닛산 사건에서 문제가 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를 장착해 연료가 최대한 완전히 연소되도록 하거나, 그래도 남은 질소산화물은 선택적 환원촉매장치(SCR)나 희박질소 촉매장치(LNT) 등의 ‘산화장치’를 통해 걸러내는 방법을 고안했다.
<5월 19일 경제 1면/클린 디젤, 무너지는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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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Exhaust Gas Recirculation)는 배기가스 일부를 연소실로 재유입해 연소 온도를 낮춤으로써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는 장치다. 2010년 이후 경유차에 많이 장착된다. 최근 환경부가 일본 닛산의 SUV 차량 캐시카이(사진)가 의도적으로 이 장치를 불법 조작했다고 판단하면서 주목받았다. 환경부는 정상적인 운전 조건에서 캐시카이의 엔진흡기온도가 35도 이상이 되면 EGR의 작동이 멈춘다고 밝혔다. 다른 디젤차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라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캐시카이의 질소산화물이 인증 기준보다 20배 이상 과다 배출된 것도 이 같은 불법조작 때문이라는 게 환경부의 결론이다. 이에 대해 닛산 측은 “불법조작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7. 맞춤형 보육


0~2세 자녀를 둔 전업주부 등에게 하루 6시간에 한해 무상으로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보육에 대해선 찬성한다는 의견이 76.2%였다.
<6월 1일 14면/무상보육 효과
영유아 자녀에 쓰는 돈 42% 줄어>

7월부터 새로 시행되는 어린이집 0~2세반(2013년 1월 1일 이후 출생) 영아 대상 보육제도. 현재는 모든 영아가 어린이집 종일반(하루 12시간)을 이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맞벌이 등 장시간 보육이 필요한 경우에만 종일반 이용 자격을 갖게 된다. 전업주부의 자녀는 맞춤반으로 편성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긴급보육바우처 15시간분이 추가로 지급된다. 다만 전업주부라도 다자녀 가정이거나 장애·질병 등 피치 못할 사유가 있으면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12시간 종일반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제도에 대해 보육예산 절감을 위한 ‘꼼수 정책’이라는 비판과 어린이집의 수입이 줄어 보육의 질이 낮아질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8. 사토리세대·이쿠맨


20대는 ‘사토리(さとり) 세대’ 영향이 큰 것 같다. 일본에는 이쿠맨(イクメン)이라는 용어가 있다.
<5월 30일 5면/“재택근무·직장어린이집 확대하고 이쿠맨 늘어나야”>

일본 젊은 층의 세태를 반영한 신조어들이다. 사토리(さとり)는 일본어로 ‘깨달음·득도’라는 뜻으로, 사토리 세대는 ‘잃어버린 20년’(버블경제 붕괴 후 닥친 장기불황) 속에서 성장해 마치 득도한 것처럼 돈과 출세엔 관심이 없는 일본의 젊은 층을 뜻하는 신조어다. 필요 이상의 돈을 벌려 하지 않는 등 물질적 풍요에 집착하지 않고 낭비하지 않는 성향을 지닌다. 1987~96년생을 지칭하는 유토리 세대라는 표현도 있다. 일본의 탈주입식 교육인 ‘유토리’(여유) 교육을 받은 세대를 일컫는다. 이쿠맨은 육아를 의미하는 ‘이쿠지(いくじ)’와 남자를 뜻하는 ‘맨(メン)’의 합성어.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남성’이란 의미의 신조어다. 일본에서는 최근 이쿠맨들이 아이를 위해 직장을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9. 살생물제


‘살생물제’가 들어간 화학제품 사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환경부가 8000여 개 기업으로부터 관련 제품의 전체 성분 자료를 건네받기로 했다.
<5월 25일 10면/환경부, 8000여 기업에 “위해우려 제품 정보 다 제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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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물제 성분이 함유된 옥시 제품.

물리적·기계적 작용 이외의 방법으로 유해 생물을 파괴·억제할 의도로 제공되는 화학물질 혹은 화학물질혼합물. 일명 ‘바이오사이드(biocide)’라고도 불린다. 다른 화학물질보다 인체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커 유럽연합(EU)에선 1998년부터 별도 관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클로로에테인(염화비닐)은 어떠한 용도로도 에어로졸 압축 불활성 가스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세세하게 규정한다. 이런 물질이 함유된 제품은 ‘살생물제품(biocidal product)’이라 부른다. 살균제·살충제 등 살생물 자체가 주목적이 아닌 제품이라도 ‘살균’ ‘항균’ ‘멸균’ 등의 기능이 보조적으로 있는 화학제품은 살생물제품에 해당한다. 옥시 등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인해 생활화학물질의 30~40%가 살생물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0. 딥러닝


AI는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과 진화 알고리즘(문제해결 절차)의 기법이 결합돼 탄생했다.
<5월 25일 23면/“AI가 만든 곡은 표절 시비 걱정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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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은 딥러닝으로 훈련받은 알파고와 세기의 바둑 대국을 벌였다.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기계 학습 기술. 컴퓨터가 많은 데이터를 비슷한 것끼리 분류한 뒤 이를 바탕으로 사물을 알아보고 스스로 추론·판단할 수 있게끔 한다. 사람이 일일이 특징을 알려줘 컴퓨터를 학습시키는 지도 학습방법이 아니라 컴퓨터가 스스로 공부한다는 점에서 비(非)지도 학습방법으로 분류된다. 딥러닝은 주로 사진과 동영상, 음성정보를 분류하는 데 사용된다.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4년 컴퓨터가 사진을 보고 개 품종을 구분하는 기술을 개발해 공개했다. 페이스북이 딥러닝을 활용해 만든 얼굴인식 알고리즘 ‘딥페이스’는 인식 정확도가 97.25%에 이른다. 최근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을 벌인 인공지능(AI) 알파고도 딥러닝으로 훈련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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