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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병 재사용 모텔업주 등 적발…기준치 최대 83배 초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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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칭 ‘물갈이’ 수법으로 살균처리를 하지 않은 물을 채워 생수병 뚜껑만 새 것으로 바꿔치기해 손님들에게 제공한 모텔과 유흥주점 업주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 부산 동래경찰서]

속칭 ‘물갈이’ 수법으로 살균처리를 하지 않은 물을 채운 뒤 생수병 뚜껑만 새것으로 바꿔치기해 손님들에게 제공한 모텔과 유흥주점 업주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먹는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유흥주점 업주 A씨(52)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경남과 부산의 공병 판매업체로부터 시가 8100만원 상당의 플라스틱 생수 공병 2만1000개, 미개봉 뚜껑 11만5000개를 구입해 물갈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생수 구입비를 아끼기 위해 살균처리 하지 않은 물로 생수병을 채운 뒤 뚜껑만 새것으로 바꿔 정상 시판용 생수병인 것처럼 속여 손님들에게 제공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물갈이 수법이란 뚜껑을 돌려 따면 병 목에 뚜껑과 붙어 있던 플라스틱이 남는데 이를 제거한 뒤 다시 새 뚜껑 일체를 생수병에 손으로 돌려서 넣는 것을 말한다.

생수가 없어 확인하지 못한 5곳을 제외한 14곳에서 수거한 생수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용수 적합 기준치(100 CFU/㎖)를 초과했다. 이 가운데 최대 83배나 많은 일반세균이 검출된 곳도 있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정수기 물을 사용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이들이 사용한 물의 정확한 출처를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장기성 지능범죄팀장은 “시중에 판매되는 생수병의 뚜껑은 재질이 약한 반면에 이들은 오래도록 재사용하기 위해 공병 제조업체에 뚜껑의 재질을 단단하게 만들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먹는 물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모텔과 대형 유흥주점의 생수병 재사용 단속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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