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교 행낭 LA에서 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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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로스앤젤레스=김정식 현지판 편집장】한국 외무부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 총 영사관으로 보낸 외교행낭 1개가 지난14일 하오1시30분(현지시간)이를 운반하던 총 영사관측의 부주의로 도난 당해 미 연방수사국(FBI)등이 수사에 나섰다.
KAL012편으로 이날 LA공항에 도착된 이 외교행낭에는 총 영사관직원 봉급인4만 달러 (약 3천5백만 원)짜리 송금 수표 1장과 외교문서 등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낭은 총 영사관 현지 고용운전사 이성정씨(40)가 한국문화원 앞으로 발송된 행낭과 함께 공항에서 인수해 전달하는 과정에서 도난 당했다.
이씨는 2개의 행낭가운데 문화원으로 가는 것을 먼저 전하기 위해 LA시내 번화가인 윌셔가에 위치한. 총 영사관과 약40m 떨어진 문화원에 들렀다 혼자 행낭운반을 하던 이씨는 행인들의 통행이 많은4차선 도로 가에 있는 문화원 정문 앞에 차를 세운 채 문화원3층 사무실에 행낭을 전한 뒤 돌아와 보니 승용차 트렁크에 넣어둔 나머지 행낭 1개가 없어진 것을 알았다.
도난 당한 송금수표는 서울농협 발행으로 되어있으나 외환은행 캘리포니아지점에서 결재해야 지불되도록 되어 있어 총 영사관이 도난직후 외환은행측에 연락, 현금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교행낭의 운송은 총 영사관의 조성환 영사(32)담당으로 되어있으나 조 영사는 이 업무를 운전사인 이씨에게 맡긴 채 공항에 나가지 않았다.
외무부는 도난 당한 행낭 속에 각종 문서가 들어 있음을 중시, 총 영사관을 통해 FBI와 LA경찰에 특별수사를 의뢰했다.
외무부는 24일 사건경외조사를 위해 조 영사와 이씨 등 관련자를 소환하는 한편 전담영사가 외교행낭을 직접 수렴토록 한 규정(외무부 훈령 26조)을 무시하고 운전사 혼자 운반한데 대해서도 관계자들을 엄중 문책키로 했다.
한편 수사에 나선 FBI측은『이번 사건에 반한 세력이나 불온집단이 개입 되 있을 가능성은 매우 적으며 외교행낭을 돈 가방으로 착각한 단순한 절도로 보여진다』며 인근지역 우범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펴고 있으나 별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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