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전날 이화장에 도둑|이승만박사 유품도난|그림4점·장죽등 훔쳐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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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광복절 하루전인 14일새벽 서울이화동1 고이승만전대통령의 사저인 이화장에 도둑이 들어 거실에있던 서화4점등 이박사유품을 훔쳐 달아났다.
이화장에는 평소 미망인「프란체스카」여사와 아들 이인수씨(54·명지대교수) 내외·손자 2명, 경비원·가정부등 7명이 있었으나 「프란체스카」여사와 아들내외·손자등 직계가족들은 15일 하와이에서있은 이박사동상제막식에 참석키위해 12일 출국해 집을 비웠고 며느리 조씨의 친정아버지 내외와 가정부등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경찰은 유품내역과 보관장소등을 알고있는 미망인 「프란체스카」여사등 가족이 없어 정확한 피해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나 가족들이 귀국하면 피해품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 동대문경찰서에 건담반을 편성, 동일수법전과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펴고 있다.
◇침입=범인은 태풍리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14일새벽 이화장본관거실 뒤편의 낙산쪽 철조망을 넘어들어가 거실로 통하는 여닫이문밖의 쇠창살(가로1m,세로1m을 절단하고 안으로 침입했다.
이화장에는 당시 며느리 서씨의 친정아버지 서영선씨(66·재일거류·의사)부부와 경비원김명규씨(58), 가정부 이해인씨(47·여)등 4명이 있었으나 범행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경찰은 김씨등이 13일밤 자정이 넘어 잠들었고 주변에 큰 도로가 있어 해뜨기전에 범행했을 것으로 보고 범행시간을 14일 새벽1∼6시로 추정했다.
당시 본관건물 ㄷ자형의 북쪽 끝부분에는 조씨부부와 가정부 이씨가 자고 있었고 경비원 김씨는 본관에서 2백m쯤 떨어진 정문수위실에서 자고 있었다.
◇범행=범인은 거실안에서 이박사가 생전에 사용하던 구두·장죽·낚시도구등을 챙긴뒤거실옆에 연결된 「프란체스카」여사방과 내빈접대용방 2개등 방3개를 뒤졌다.
범인은 또 가족들이 가보로 여겨온 나무쌀뒤주 3개도 가져가기위해 분해했으나 거실 바닥에 버리고 달아났다.
이대통령의 유품중 귀중품들은 대부분 가족들이 국립박물관에 기증하기위해 4개윌전부터 건물뒤편 숲속에있는 보관창고에 넣어두고 있었으나 보관창고는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
범인은 거실내에 있던 도자기등은 그대로 놔뒀고 그림등을 빼낸뒤 액자틀 4개를 부숴버린뒤 달아났다.
◇신고=도둑을 맞은 사실은 조영선씨가 14일상오 8시쯤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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