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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교의 얼굴 이수용 전격 방중…북중관계 해빙 시동 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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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용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왼쪽)

북한의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이수용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이 31일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지난 1월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북한의 고위 인사가 방중한 것은 처음이다. 대북 소식통은 “이수용이 중국에 간 것은 맞다”고 확인하며 “북한이 (지난 6~9일) 노동당 7차 대회 이후 북ㆍ중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수용이 이날 평양에서 항공편으로 중국을 향해 출발했다고 평양발로 보도했다. 이수용이 중국에서 만날 인사들의 급 등 구체적 사항은 아직 파악된 바 없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수용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시절부터 후견인을 해온 최측근이다. 지난 당대회에서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이자 당 정치국 위원으로 등극하며 김정은 시대 핵심 엘리트로 공식 자리매김했다. 이수용이 지난 2014년부터 맡았던 외무상 자리는 이수용을 오랜 기간 보좌해온 이용호가 맡았다.

여기에 김일성 시대부터 북한 외교의 핵으로 꼽혔던 강석주 당 국제담당 비서가 지난 20일 사망하면서 북한 외교는 이수용과 이용호의 투톱 체제로 형성됐다. 이에 따라 북한 외교의 ‘새 얼굴’인 이수용이 김정은의 지시로 북ㆍ중관계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방중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ㆍ중관계 복원 신호는 북한 당대회 직후부터 감지돼왔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당대회 직후 김정은 위원장에게 ‘당 위원장’ 신속한 축전을 보낸 데 이어 지난 30일엔 평양에서 북ㆍ증 친선 농구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는 농구광으로도 알려진 김정은이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시 주석을 두 차례 만났던 최용해 당 정치국 상무위원도 함께 했다. 고려대 남성욱 통일외교안보학부 교수는 “그간 얼어붙었던 북ㆍ중 관계를 스포츠로부터 해빙하겠다는 의미”로 “당대회 후 북ㆍ중관계 개선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북한과 중국 모두의 의지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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