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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실시간 분석 가능한 측정소는 전국 506곳 중 6곳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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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전국에 흩어져 있는 미세먼지 측정소는 총 506곳. 이 중 미세먼지 성분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곳은 단 6개에 불과하다. 실시간 미세먼지 성분 측정이 가능한 곳을 대기오염집중측정소라 부르는데 백령도·서울·대전·광주·울산·제주에만 설치돼 있다. 나머지 측정소 500곳에선 미세먼지 농도만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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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그나마 미세먼지 예보를 통해 알 수 있는 정보는 농도에 불과할 뿐이며, 어떤 성분을 마시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2010년 이후 매년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데도 이런 정보 무지 현상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환경부의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가 6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도 미세먼지 성분을 측정할 수 있는 시설이 6곳에 불과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기홍 초미세먼지피해저감사업단장은 “미세먼지 예보 발표에서 단순 농도보다 구체적인 구성 성분이 중요하다”며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선 19개 예보 권역에 실시간 성분 측정기를 우선적으로 한 대씩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미세먼지 발생원으로 중국발 유입, 자동차 배기가스, 화력발전소 등을 꼽고 있지만 발생원별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역시 같은 이유다. 환경부 관계자는 “측정소를 운영할 수 있는 인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실시간 성분 측정소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윤서 안양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화력발전소와 경유차 등 미세먼지 주발생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규제 대상이 달라지는 등 정책 방향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분 파악은 미세먼지 저감 기술 개발에도 필수적이다. 박 단장은 “미세먼지 농도가 비슷하더라도 입자 성분이 다를 수 있다”며 “그에 따른 맞춤형 저감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선 미세먼지 성분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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