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등산객 피살 용의자 경찰 자수…“피해자와는 모르는 사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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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 등산객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 김모(61)씨가 경찰에 자수했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피해자와는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30일 서울 노원경찰서에 따르면 용의자 김씨는 지난 29일 오후 6시30분쯤 노원경찰서를 찾아와 “사람을 죽였다”며 자수했다. 같은날 오전 5시30분쯤 서울 상계동 수락산 등산로 입구에서 A(64ㆍ여)씨가 흉기에 목과 복부를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지 13시간만이다. A씨는 평범한 주부로 평소에도 새벽 등산을 즐겼다고 한다.

김씨를 조사한 경찰은 살인을 했다는 그의 주장에 신빙성이 높다고 보고 흉기의 행방과 사건 경위 등 범행 전반을 캐물었다. 김씨의 진술을 토대로 자수 1시간 30여분 만에 서울 상계동의 주택가 쓰레기 더미에서 혈흔이 묻은 15㎝ 길이의 흉기도 확보했다.

경찰은 이 흉기가 범행에 사용된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감식을 요청할 예정이다. 김씨는 과거 강도살인을 저질러 복역하다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와 A씨는 서로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고 한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피해자와는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했다. ‘묻지마 살인’의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김씨가 A씨를 살해한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자신이 A씨를 죽였다고 주장하고 실제로 흉기가 발견됐다는 사실 외에는 범행을 증명할 만한 점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의 진술 내용에 대해선 “피의자 신분이 아닌 상황에서 구체적인 진술 등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진술과 범행 현장 인근의 CC(폐쇄회로)TV 분석 등을 통해 김씨의 범행 동기와 그가 범인이 맞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채승기ㆍ김준영 기자 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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