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김라일락’ 되어 돌아오는 수수꽃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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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현

한국 토종 꽃의 개량종인 ‘미스김라일락’을 한국으로 돌려보내는 귀향 프로젝트가 미국에서 시작됐다. 미국 환경운동가인 백영현 1492클럽 회장은 “25일부터 미국 뉴저지 테너플라이의 KCC동포회관에서 열리는 ‘70년만의 귀향! 미스김라일락’ 전시를 계기로 이를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70년 만에 귀향 추진하는 백영현씨
47년 미국 학자, 씨앗 가져가 개량
한국서 연구 도운 타자수 성 붙여

미스김라일락은 우리나라 토종 식물인 수수꽃다리가 미국으로 옮겨진 뒤 품종 개량을 통해 탄생한 라일락의 한 종류다. 미 군정기인 1947년 미국인 식물 채집가 엘윈 미더가 북한산에서 야생 수수꽃다리 종자를 채취해 미국으로 가져간 뒤 원예종으로 만들어 미스김라일락을 내놨다.

미더는 당시 서울에서 연구를 도왔던 한국인 타이피스트의 성을 따 ‘미스김’을 꽃이름에 붙였다. 미스김라일락은 활짝 피면 진보라색 꽃봉오리가 흰색으로 변하고 짙은 향기를 내뿜어 가장 인기 있는 라일락 품종이 됐다. 한국은 70년대부터 비싼 로열티를 내고 미스김라일락을 수입하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백 회장은 “미스김라일락이 한국과 미국의 미래와 우정을 상징하는 나무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확보한 미스김라일락 수백 그루를 한국에 기증하고 그 중 한 그루를 북한산에 식수할 계획이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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