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은 뒤로" 배구경기도 신분차별?…부산교총 배구대회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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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부산교총)가 교직원 배구대회를 진행하면서 직원 신분에 따라 경기 참여 방식에 구분을 둬 차별논란을 빚고 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산지부(부산지부)는 “부산교총이 교직원 배구대회를 진행하면서 ‘무기계약직이 아닌 직원은 반드시 후위에 서라’는 운영 지침을 정해 일선 초등학교에 전달했다”고 18일 밝혔다.

올해로 54회째를 맞는 이번 배구대회에는 부산지의 306곳 초등학교 교직원이 참가한다.

부산지부는 “원어민 보조교사 등 비정규직 직원은 3선에 배치하도록 해 화합을 도모해야 할 배구대회조차 차별로 얼룩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구대회 경기는 한 팀당 9명으로 구성해 1·2·3선에 각 3명의 선수를 두고 진행된다. 고용형태에 따라 경기장 배치를 차별하는 대회운영 규정을 만든 것이다.

유선경 부산지부 교육선전국장은 “지난해에는 비정규직 직원은 선수로 뛸 수 없다는 공문이 내려오기도 했다”며 “차별 없는 학교 현장을 위해 애써야 할 교직원들이 비정규직 차별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국장은 “비정규직 배제·차별은 수년째 지속한 관행”이라면서 “여전히 차별적인 선수배치가 시정되지 않고 있어 부산시교육청과 부산교총의 시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부산교총 관계자는 “50년 넘는 역사의 배구대회로 직원 화합 도모가 목적인데 출전 선수들 간 경기균형이 맞지 않아서 그랬는데,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며 “남은 경기는 차별 규정이 없도록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산지부에서는 공식적인 민원이 접수되지 않아 해당 단체에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았다”면서 “지난주에 다른 단체를 통해 같은 내용의 민원이 제기돼 부산교총에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해달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부산=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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