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종이 땡땡땡…전기 사러 오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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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2012년 개교한 서울 동작구 상현초등학교는 학교 옥상에 태양광 발전기가 있다. 학교에서 모두 사용하고도 월평균 1130kWh 전기가 남을 정도로 대용량 발전기다. 학생들이 없는 방학 기간에는 남는 전기가 더욱 많았다. 지금까지 사용 후 남은 태양광 발전 전기는 한전에 1kWh당 90원 가량에 판매됐는데 이웃 주택에 팔면 200원 정도로 두 배 가까운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주택 입주자도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여름철 누진제로 1kWh당 400원이 넘는 요금을 대체할 수 있어 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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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학교와 같이 대형 태양광 발전 시설이 있는 건물이 인근 아파트나 주택가에 전기를 팔 수 있는 프로슈머 거래를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프로슈머 거래는 학교와 주택, 한전에 이어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하는 소규모 민간 사업자까지 이득을 볼 수 있는 제도”라고 말했다.

옥상서 태양광 발전 인근에 판매
프로슈머 거래로 전기료 최고 71%↓

한전 분석 결과 이달부터 프로슈머 거래 적용을 받는 서울 상현초는 지난해 8월 기준으로 한 달에 23만3000원을, 인근 544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는 29만2000원의 전기 요금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 성동구의 한 태양광 발전기 소유 빌딩과 3개 단독 주택간 거래에서도 한 달 전기 요금이 최대 71%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 수가 적어 아파트 단지보다 각 가정에서 실질적으로 받는 전기 요금 절감 효과는 더욱 크다. 태양광 발전기 소유 빌딩도 76만7200원이던 전기 요금을 70만8224원으로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는 전기 548kWh를 되판 효과다. 다만 요금 절감 효과는 에너지 원가 상황과 시간당 전기 수요, 여름철 누진제 사용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전은 7월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슈머 거래를 신청받는다. 지역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기를 가진 건물주와 남은 전기를 사들일 주민들이 짝을 이뤄 신청을 해야 한다. 프로슈머 거래를 이어줄 태양광 발전기 사업자도 등장할 수 있다. 한전은 지역 본부를 중심으로 6월부터 매월 관련 설명회도 열기로 했다.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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