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의 유화초상 미 박물관서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걸작」이란 설명서가 붙은 고종의 유화 초상이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에서 발견되었다.
이 초상은 1890년대 초기(91∼92년)에 미국국립스미소니언박물관 직속화가「안토니오· 지노·쉰들러」가 그린 것.
지난82년7월말부터 10개월간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특별 전시한 「휴버트·보스」 의 것(1899년)보다 7년이나 앞선 작품이다.
고종의 이 유화초상은 「쉰들러」가 1885년에 출판된『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에 실린 「퍼시벌·로웰」이 찍은 사진을 보고 그렸다.
1883년 조선보빙사견미사절단에 미국인 수행인 이었던「로웰」은 사절단과 함께 서울에 왔다.
「로웰」은 이때 고종의 인상과 관찰한 여러 모습을 기록했다. 이를 참고해서「쉰들러」 가 유화로 제작한 것이다.「쉰들러」는 1876년 미국독립1백주년기념박람회가 열렸던 그 해 미국립 스미소니언박물관 대표자가 워싱턴으로 초청, 박물관 직속화가로 채용했다.
화가라기보다는 도상화가였던「쉰들러」는 사물을 묘사하는데 채색에 특별한 기술을 보였을 뿐 아니라 모사·복사·수복술에 뛰어난 재주를 보였다는 것.
미 국립박물관 설명서에는「고종의 초상은 걸작이다」고 씌어있다.
이같은 사실은 스미소니언박물관 조창수연구원이 특종, 『계간미술』여름호가 컬러특집으로 실었다.
「임금」과「황제」의 연대차 때문인지「쉰들러」의 어진에선 평화가 느껴지는데「보스」 의 어진에선 좌절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는 평이다. <이규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