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관광 선뜻 나서기가 겁난다|나약한 노인상대 강도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1985.06.01 00:00

지면보기

종합 07면

「효도관광」이 새로운 범죄의 표적이 되고있다.
가정의 달인 5월이후 노인단체의「효도관광」이 올해도 러시를 이루고있는 가운데 이들 노인들만을 유인해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뒤 산속에 내버리는등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등장했다.
노인들은 사리판별력과 힘이 약해 불량배들의 이같은 범행에 쉽게 말려들뿐 아니라 산속에 버려지면 길을 못찾아헤매다 끝내 실종될위험이 커노인들을 보다안전하게 보호하기위한 일정수이상 안내원배치등 대책과 함께 여행에 앞선 주의, 길을 잃었을경우 연락처등의 소지가 요망된다.

<강도 유기>=동네 친목회원39명과 「효도관광」 길에 올랐던 김명석노인(74 서울구로2동) 이 지난달 6일하오3시쯤 전남 해남대흥사경내에서 실종됐다. 김씨일행은 이날 하오2시30분쯤 대흥사에 도착, 주차장옆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절구경을 하러 나섰는데 김씨는 함께 간 부인장세희씨(65) 에게 『피곤하니 차에 가 쉬겠다』고 말하고 차가있는 주차장쪽으로 간뒤나타나지 않았다. 김씨는8일후인 14일하오11시30분쯤 전남광주시학운동에있는 공원에서 실신지경의 모습으로 관리인에게 발견돼 경찰을 통해 연락을 받은 가족들에 인계됐다. 김씨는 종합진찰결과 심한영양실조와 대인공포증으로 동네병원에서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있다.
김씨는 가족들에게 주차장쪽으로 가다 화장실을 들러나오자 청년3명이 다가와 무조건 팔장을끼고 같이가자고해 산속으로 끌려갔다고 실종경위를 말했다. 청년들은 산속에서 『가진것을 다 내놓으라』고 위협, 김씨의 주머니에서 현금5만원,세이코손목시계, 주민등록증,경로우대증등을 빼앗았다. 금품을 빼앗긴뒤 청년들에게 맞아 실신했던 김씨가 깨어보니 밤중이었다는것. 김씨는 방향도 모르고 사람을 만나는것이 너무 두려워 낮에는 풀위에서 자고 밤에만 산길을 걸어 광주까지 가는8일동안 줄곧 계곡물로만 허기를 채웠다고 가족들에 말했다. 아들 김원봉씨 (31 회사원)는 대흥사 관할 삼산지서대흥분소와 주민들이 『봄 가을관광철이면 실종노인들이 가끔있으며 겨울이되어 숲에 낙옆이 지면 계곡등에서 노인들의 시체가 여러구씩 발견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종>=5월9일상오 동네노인50명과 관광에 나섰던 김복순할머니(70 경기도양평군양평읍공흥리315)는 하오6시쯤 충남대안시에있는좌불상부근 주차강서 실종,아직까지 소식을 모르고 있다. 함께 갔던 남편 이창일할아버지 (72)와 동네이장 주김성씨(49)에 따르면 김할머니는 좌불상구경후 『다리가아파 좀 쉬었다 갈테니 먼저 내려가라』는 남편 이노인의 말에 따라 불상에서 3백여m 떨어진 주차장까지먼저가 휴게소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이 목격된뒤 실종됐다.

<대책>=「효도관광」이 피해를 보고있는것은 대부분의경우 효도관광은 지방의 독지가나 주민들의 친목계등에서 돈을 대고 관광버스를 대절해가는 형식으로 이루어져뚜렷한 보호책임자가 없거나 소수의 안내자가 따라가더라도 혼잡한 관광지에서 거동이 더딘 노인들을 한사람한사람 돌보기 어려운 허점과 노인들이 사리판별력이 약해쉽게 유인되거나 적절한 대응을 못하는데 큰 원인이있는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를 막기위해서는 보호자수행과 함께 노인들에게도 여행에 앞서 충분한 사전교양을 실시하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연락처등을 옷이나 소지품에 새겨넣는것이 한방법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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