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서정원-윤정환 자존심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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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돌이'윤정환(30.성남 일화)이냐, '날쌘돌이'서정원(33.수원 삼성)이냐.

12일 K-리그 21차전은 11일 만에 선두를 되찾은 성남과 최근 7경기 무패(3승4무)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수원의 경기가 가장 관심을 모은다.

두팀의 선봉에는 노장 윤정환과 서정원이 있다. 일본 J-리그에서 3년 만에 복귀한 윤정환은 지난달까지 단 하나의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국내 선수 중 가장 날카로운 패스를 한다'는 평가를 받던 그로서는 예상 밖의 부진이었다.

그러나 지난 2일 부천전에서 김도훈의 헤딩 결승골을 어시스트, 첫 공격포인트를 얻은 뒤 9일 대구전에서 첫골을 성공시켰다. 1998년 7월(당시 부천) 이후 국내경기에서 4년 만에 따낸 골이었다.

윤정환이 공격의 물꼬를 터줌으로써 성남은 더욱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게 됐다.

김학범 코치는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지만 골운이 없었다. 장기인 킬패스를 할 수 있게 공간을 확보하도록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원은 고종수.데니스.산드로가 떠난 수원의 공격진을 외롭게 지키고 있다. 화려한 공격력을 자랑하던 수원은 올해 20경기에서 22골밖에 얻지 못했다. 뚜따(8골)에 이어 팀내 득점 2위(5골)에 올라 있는 서정원은 고비마다 골을 터뜨려 팀의 추락을 막아냈다.

김호 감독은 "부상자가 속출한 위기상황에서 서정원이 맏형으로서 책임감을 느낀 것 같다. 노련하게 경기를 조율하고, 꼭 필요할 때 한방을 터뜨려 준다"며 신뢰를 보냈다.

한편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하는 이천수(울산 현대)의 고별전은 무산됐다. 당초 이천수는 12일 부천 SK와의 원정경기를 치르고 15일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울산 김정남 감독은 "스페인 출국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엔트리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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