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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발견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77호 4 면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요리학교 ‘에콜 페랑디’가 재단법인 미르와 손잡고 연말쯤 국내에 요리 교육 기관을 연다는 소식이 주초?화제였습니다. 이 학교가 해외에 요리학교를?만드는 것은 1920년 개교 이후 처음이라죠.?뿐만 아니라 본교 교육과정에 한식을 정규 강좌로 포함시켰습니다. 세계 최고 요리라는 자부심으로 콧대 높은 프랑스인들이 왜 갑자기?한식에 대해 관심을 표하는 것일까.


에콜 페랑디를 운영하는 프랑스 파리상공회의소의 장 폴 베르메스 의장은 지난 주말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그 궁금증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번 교류를?성사시킨 주역인 프랑스의 요리 장인 에릭 트로숑이 제게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일본 요리나 중국 요리는 이미 유명하다. 하지만 나는 한국 요리를 발견했다. 한식 식자재에서?우리는 많은 영감을 받을 것이다’라고.”


미르의 김형수 이사장은 이번 MOA 계약에?대해 “요리 기술자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에콜 페랑디의 강점은 정규 교육과정에 예술, 인문, 언어, 비평?능력을 집어넣었다는 것”이라며 “전인교육을?통해 한식 세계화를 이끌어갈 융합 인재를?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에게 ‘발견’된 한식의 본질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 이튿날 신문에서 전주 국제한식조리학교에 다니는 터키 요리사가 “한식이?점점 국적 불명의 음식이 돼가고 있다”는 쓴소리에 고민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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