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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내 석유값 급등” 일본, 기업 자원개발에 3조엔 지원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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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일본 정부가 기업의 해외 자원개발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일본 정부는 향후 5년간 기업이 대규모 석유·천연가스 개발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3조엔(약 31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는 검토에 들어갔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이 자금은 일본 기업이 추진하는 자원 개발에 대한 투자와 채무 보증에 사용된다. 이번 조치는 전 세계적으로 자원 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줄어 수년 안에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자원 회사를 뒷받침하고 자원 가격의 급반등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하야시 모토오(林幹雄)일본 경제산업상은 다음달 1~2일 일본 기타큐슈(北九州)시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에너지장관 회의에서 의장 자격으로 자원 개발 투자의 중요성을 촉구할 예정이다.

전세계 자원 투자 줄어드는데
중국 등 수요 늘어 선제적 조치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를 통해 자원 개발 회사에 대한 투자와 채무 보증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JOGMEC의 출자 규모는 현재의 두 배 이상에 해당하는 연간 6000억 엔으로 늘게 된다. 투자와 채무 보증에는 자본금이 필요한 만큼 일본 정부는 올해 추가 경정예산과 내년도 예산에서 소요분을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업 출자 규모 확대와 더불어 출자 조건도 완화한다. 현재는 JOGMEC이 천연가스 등 개발에 50%까지만 출자할 수 있지만 상한을 올리는 동시에 채무 보증 때 기업이 지불하는 보증료 인하도 검토해나가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자원 개발 회사에 대한 자금 공급을 통해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멕시코만 석유·천연가스 개발 등 유망 사업이다. 자원 가격의 하락으로 가스전 등의 권리금이 내려가 지금이 투자의 호기라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석유·천연가스 개발 투자액은 약 65조 엔으로 2014년에 비해 약 15조엔 줄었다. 반면 중국과 인도 등지에서의 자원 수요는 확대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21일 개최한 국제금융경제분석 회의에서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자원 개발 투자의 축소는 자원 가격의 급격한 변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원 개발 지원에 대해 출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최종적으로 국민 부담이 되기 때문에 우려도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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