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따라 생후 44일 의회출석 아기…6년뒤 이렇게 컸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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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44일된 아기를 데려와 파장을 일으켰던 리치아 론줄리 유럽의회의원. 딸 비토리아는 엄마와 의회에 나오는 동안 훌쩍 성장했다.

유럽의회 의원 리치아 론줄리는 2010년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탈리아 우파 정당 ‘포르차 이탈리아’ 소속 정치인인 그가 유럽의회 개원 첫 날 의사당에 생후 6주(44일)밖에 안 된 딸 비토리아를 안고 등원했기 때문이다.

그 뒤 꾸준히 론줄리 의원은 딸을 데리고 등원했다. 비토리아의 모습이 언론에 마지막으로 등장한 건 지난해 9월경으로 올해에는 비토리아의 등원 사진이 나오고 있지 않다.

대신 론줄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딸과 자신의 일상사진을 일부 공개했다. 사진 속에서 비토리아는 엄마에게 감사편지를 쓸 정도로 훌쩍 성장한 모습이다.

등원하는 동안 론줄리 의원은 수 천번의 투표와 토론회, 보고회에 딸을 데리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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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데이에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적고 있는 딸 비토리아. [사진 리치아 론줄리 페이스북]

비토리아가 특별히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었다. 오히려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론줄리 의원은 그 해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정치인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론줄리 의원은 수유나 아이가 칭얼댈 때를 가정해 늘 준비상태에 있었다. 그는 "아기의 행동이 주변의 업무를 방해해선 안 된다는 원칙을 지켰다"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별도로 채용한 베이비시터, 보좌진, 때로는 동료의원들도 비토리아를 돌보는 데 힘을 보탰다. 3살이 되었을 무렵 비토리아는 쉬는 시간에 엄마의 자리에 앉아 회의 자료를 보면서 옆 의원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하거나 거수를 하는 등 호기심 많은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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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아 론줄리 유럽의회의원 딸 비토리아.

론줄리 의원이 워킹맘들의 선례가 되었지만 일각에서는 모든 워킹맘들이 론줄리 의원처럼 '행운아'는 아니라면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리치아 론줄리 유럽의회의원 딸 비토리아.

리치아 론줄리 유럽의회의원 딸 비토리아.

1달에 1번, 4일간 열리는 유럽의회를 참가하면 매달 6200유로(804만원)의 수입을 거둘 수 있다. 해외 언론들은 "6200유로는 적지 않은 금액이고 론줄리 의원이 이 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 "맥도널드에서 고기 패티를 굽는 워킹맘이라면 과연 자기 딸을 직장에 데리고 갈 수 있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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