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태후 현상’ 관전법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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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호 31면

드라마 ’태양의 후예(태후)’의 인기가 정말 높았지 말입니다.


중국 내 ‘태후’를 방영하는 동영상 사이트에서도 누적 조회 수가 27억 가까이 나왔다. 중국에 있는 나의 여자친구들은 남자 주인공 송중기 팬미팅에 가려고 기를 쓰고, 송중기를 얘기할 때마다 ‘우리 남편’이라고 부른다. 얼마 전에 중국에 갔다 왔는데 어디 가나 들리는 태후의 OST를 듣고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주인공들이 극중에서 쓰는 제품은 나오자마자 완판이 됐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별그대)’에 이어서 상당한 중국 관광객들을 한국으로 끌어들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드라마를 비롯한 한국 콘텐트산업의 중국 진출 전망이 더욱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그런데 한국 콘텐트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을 단순히 판매시장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현 단계에서 그럴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론 중국을 잠재적 경쟁자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이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것은 중국 시청자들이 한국 문화를 좋아해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문화강국이 되려는 중국 정부가 한국 콘텐트를 유치해서 배우기 위한 전략적 목적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향후 이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은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


중국 언론 및 관련 기관의 여러 반응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중앙방송국(CCTV)은 ‘태후’의 지나친 인위적 마케팅에 대해 비판한 적이 있다. 대규모 투자를 받아서 제작한 작품인데도 의학 및 군사 관련 내용이 전문적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廣電總局)의 콘텐트 내용 규제는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이는 언론 자유 혹은 한류에 대한 억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 본다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논란을 미리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 문화콘텐트 산업 관계자들은 중국 문화와 중국인의 정서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이해도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호적인 파트너십과 양적인 경쟁관계를 유지하려면 중국도 한국도 상대방을 존중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왕웨이연세대 국제대학원?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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