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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23> 초특가 땡처리·얼리버드 항공권 사려면 ‘손품’ 팔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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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제값 주고 사면 억울하기로 항공권만 한 것도 없다. 항공권은 구입 경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항공권을 싸게 사는 왕도는 없다. 부지런히 ‘손품’을 파는 방법뿐이다. 소위 ‘땡처리 항공권’이란 게 있다. 항공권은 재고가 없다. 비행기는 좌석을 채우지 못해도 출발해야 한다. 그래서 출발 날짜가 임박해도 팔지 못한 항공권을 항공사나 여행사가 초특가에 내놓는다. 이게 땡처리 항공권이다. 업계 현황에 밝은 여행 고수가 애용한다.

항공권 싸게 사기

‘땡처리닷컴’처럼 땡처리 항공권을 전문으로 파는 온라인 여행사도 있다. 지난 8일 땡처리닷컴은 12일 출발 예정인 부산∼삿포로 왕복항공권(에어부산)을 13만4000원에 팔았다. 정상가격이 56만원이었으니 반의반도 안 되는 값이었다. 그러나 이런 파격적인 항공권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다. 해외여행이 워낙 호황이어서이다. 지난해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은 1930만 명이었다. 2014년과 비교해 31.8%나 급증했다. 못 팔아야 나오는 게 땡처리인데, 너무 잘 팔리니 나오는 게 없다.

차라리 항공권을 미리 사놓는 편이 현명하다. 항공사가 출발일보다 3~12개월 앞서 판매하는 ‘얼리버드 항공권’을 노리면 된다. 얼리버드 항공권에도 함정은 있다. 특히 초특가로 나오는 얼리버드 항공권은 구입 자체가 힘들다.

지난 1월 제주항공의 얼리버드 이벤트를 복기하자. 제주항공은 올 11월까지 이용할 수 있는 항공권을 김포~오사카 편도 3만3000원, 인천~홍콩 편도 3만8900원 등 ‘초특가’에 내놨다. 이벤트 첫날 21만 명이 몰리면서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이때 제주항공이 이 가격에 맞춰 준비한 티켓은 3만3000장이 전부였다. 명심하자. 특가 항공권은 미끼다. 다른 항공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여행사를 이용하는 게 나을 때도 있다. 항공사는 자기 항공사 티켓만 판매하지만, 여행사는 여러 항공사의 특가 티켓을 모아서 팔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 이를테면 하나투어는 지난 3월 피치항공 인천~오키나와 왕복 항공권을 최저 11만50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같은 노선을 운항하는 티웨이항공·제주항공의 특가 티켓도 함께 내놨다. 이벤트를 통해 약 5만 명이 항공권을 구매했다. 여행사는 항공사가 제공하는 가격에 웃돈을 얹지 않는다고 한다. 얼리버드 항공권을 앞세워 호텔·교통패스 등의 추가 판매를 노리기 때문이다.

현재 시점에서 얼리버드 항공권은 항공권을 싸게 사는 최선의 방법이다. 얼리버드 항공권은 선착순이다. 항공사·여행사 온라인 회원으로 가입해 뉴스레터를 구독하거나 SNS 계정을 보면 할인 이벤트 정보를 미리 얻을 수 있다. 항공권 프로모션 알림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에어노티’ ‘특가특공대’ 등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단체 항공권도 있다. 단체 항공권은 ‘알짜 항공권’ ‘공동구매 항공권’ 등 여러 이름이 있는데, 여행사가 항공사에서 도매로 구입한 항공권을 말한다. 땡처리 항공권보다 비싸지만 출발일보다 2~3개월 앞서 예약할 수 있어 여행 계획을 짤 때 유리하다. 단점도 있다. 단체 항공권인 만큼 출발일과 도착일이 지정돼 있다. 항공권 유효 기간도 2주 내외로 짧다. 마일리지 적립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여행 일정이 확정된 경우에 노려볼 만하다.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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