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쪼개면 주가 급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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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기업을 쪼갠 종목은 웃고, 주식을 쪼갠 종목은 울고-. '

올 들어 기업을 분할한 종목은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반면, 주식의 액면을 분할한 종목은 주가가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이 올해 기업을 분할한 농심.일진다이아.풀무원.더존디지털 등 4개 종목에 대해 분할을 결의한 날부터 지난 8일까지 주가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63%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주가지수는 같은 기간에 평균 18% 올랐다.

종목별로는 지난 4월 14일 제조업과 일반 건설업을 분리키로 결정한 일진다이아가 83% 급등했다.

연초 녹즙.나물 등 10개 사업부문을 분할한 풀무원도 60% 넘게 올랐다. 일반적으로 기업을 분할하면 핵심역량을 해당 사업부문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이유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특히 올해는 우량 기업들이 분할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우리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액면분할한 동서.3S.호성케멕스 등 17개사는 분할 후~지난 8일까지 주가가 평균 13% 올라 시장 평균수익률에 못 미쳤다.

이 기간 코스닥지수는 평균 24% 올랐다. 통상 액면분할은 유통 주식수를 늘려 주식을 쉽게 사고 팔 수 있게 함으로써 주가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우리증권 송창근 연구원은 "올해 액면분할한 종목 대부분이 외국인.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적었다"며 "또 고가주가 액면분할하면 유동성이 크게 좋아지지만 올해 액면분할한 종목은 상당수가 저가주였다"고 설명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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